대표팀 주치의 “정밀 진단 결과 염증 80% 이상 사라져” 기성용 “런던올림픽 때도 부상으로 한 달 휴식” 긍정적
벌써 4번째다. 2014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태극전사들이 연이어 부상으로 조기 귀국하고 있다. ‘원정 월드컵 2회 연속 16강’을 노리는 ‘홍명보호’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까.
축구국가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25·선덜랜드)이 오른 무릎 슬개건염(인대 염증)으로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격 귀국했다. 기성용은 “오래 전부터 통증을 느꼈다. 참고 뛰다 (증세가) 악화됐다”며 “3주 간 치료를 받았지만 호전되지 않았다. 그동안 러닝도 못 했다”고 현재 몸 상태를 전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선덜랜드로 1년간 임대된 기성용은 “(구단 의무진으로부터) 인대 염증이 굳은 상태라고 들었다. 한국에서 효율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 일찍 왔다”고 조기 귀국 배경을 설명했다.
선덜랜드는 치열한 프리미어리그 잔류 경쟁을 벌이고 있다. 9승8무19패(승점 35)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에 오른 선덜랜드는 18위 노리치시티(승점 33)보다 승점 2를 앞섰고, 한 경기를 덜 치러 그나마 여유가 있다. 선덜랜드의 거스 포옛 감독이 기성용의 중도 귀국을 허락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기성용은 지난 달 14일 에버턴전 이후 최근 4경기 연속 결장했다. 당초 선덜랜드는 ‘전치 2주’ 진단을 내렸지만 회복세가 빠르지 않아 걱정을 안겼다.
다행히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이날 기성용의 부상 부위를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통해 정밀 진단한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서울 제이에스병원 대표원장)는 “에버턴전 후 처음 (기성용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이후 선덜랜드와 계속 의견을 교환해 왔다. 지난달 17일 찍은(기성용은 런던으로 이동해 정밀 진단을 받았다) MRI와 오늘 상태를 비교하면 80% 이상 염증이 사라졌다. 본인이 통증을 계속 호소하는데, 충격파 요법과 인대 강화 주사로 월드컵 출전에 지장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송 박사는 또 “당장 훈련에 참여해도 될 정도다. 팀 훈련 참여를 늦출 만큼 심각하지도 않다. 통증을 줄이고, 인대 강화를 동시에 진행하는 단계별 치료를 계획하고 있다”고 향후 복안도 설명했다. 기성용도 “2012런던올림픽 전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 가량 쉰 적이 있다. 그 때와 비슷하다. 컨디션은 오히려 좋다”고 긍정적인 바람을 전했다.
● 조기 귀국 4명, 대표팀 괜찮을까?
기성용은 “대표팀과 사전 교감은 없었다. 치료가 먼저”라고 강조했지만 그가 유력한 월드컵 최종엔트리 후보라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홍명보 감독은 8일 최종엔트리 23명을 발표하고, 대표팀은 12일부터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에 돌입한다.
걱정은 있다. 속출하는 부상자다. 공격수 박주영(29·왓포드)과 왼쪽 수비수 박주호(27·마인츠)가 봉와직염(피부의 균이 상처 부위에 침투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미드필더 박종우(25·광저우 부리)가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송 박사의 집중적인 진료를 받으면서 몸을 만들고 있지만 큰 무대를 앞두고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 소식은 결코 반갑지 않다. 송 박사도 “기성용 관련 브리핑이 마지막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당초 홍명보호는 시즌을 갓 마친 해외파에게는 약간의 휴식과 함께 실전 가능한 몸 상태를 월드컵 본선이 진행될 시기까지 연장하는 쪽에, 시즌이 한창인 국내파에게는 최상 컨디션을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고 복합 훈련을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이런 계획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