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고교 시절인 2008년 한국 청소년 농구 대표로 뽑힌 그는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하지만 2009년 중앙대 입학 후 적응에 실패해 2년 넘게 벤치 신세로 허송세월하다 휴학했다. 그래도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미국으로 건너가 하와이 브리검영대에서 선수로 뛰다 귀국해 지난해 국내 프로농구에 도전장을 던졌다.
개성이 강해 관리가 힘들다는 평판이 돌다 보니 신인 드래프트 지명 순위도 밀려 11순위로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모비스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서서히 진가를 발휘했다. 지난달 모비스의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정상 등극을 거들며 신인으로 우승 반지까지 끼게 됐다. 지난 몇 년 동안 길들지 않은 야생마처럼 코트 안팎을 정처 없이 뛰어다닌 말띠 이대성(24·사진)은 모처럼 승리의 희열을 느꼈다.
이대성은 8일 발표된 농구 대표팀 예비 엔트리 15명 명단에 이름을 올려 태극마크를 달았다. 24명 예비 후보에 뽑힌 데 이어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한 그는 12명 최종 엔트리 확정 때까지 살아남아야 8월 스페인 월드컵과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주위의 축하 메시지를 받고 대표팀에 포함된 사실을 알았다. 기뻤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아 걱정도 많다. 대표팀에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시즌 도중 다친 왼쪽 발목 깁스를 풀고 9일부터 재활 훈련에 들어간 이대성은 19일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진천선수촌에서 실시되는 대표팀 합숙 훈련에 참가한다.
뛰어난 운동신경과 탄력을 지닌 가드 이대성은 슈팅 거리가 길고 190cm의 장신에 상대 가드부터 포워드까지 고르게 수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소속팀에서 가르쳤던 유재학 대표팀 감독이 그를 선발한 이유도 이런 강점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국제무대에서 더욱 위력을 보일 수 있는 스타일이라 최종 선발 가능성은 높다.
이대성은 “하루라도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한다. 대학 시절 농구에 대한 진지함이 없었다. 방황을 통해 더욱 강해진 것 같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