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감독 자진 사퇴 후 LG를 이끌었던 조계현(50) 수석코치가 LG 2군감독으로 팀에 남는다.
조 수석코치는 19일 동안 어수선한 LG를 이끌어 왔다. 김기태 감독이 자진 사퇴 한 후 조 수석코치는 감독 대행이 아닌 수석코치로 지휘봉을 잡았다. 엔트리에 이름도 없는 사령탑으로 선수들을 이끌고 전장에 섰다. 이름 없는 ‘그림자 감독’이었다. “제발 남아서 선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는 김기태 전 감독의 부탁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팀을 안정시키기 위해 19일간 17경기를 진두지휘했다.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자신이 지휘한 경기로 기록되지도 않는 17경기. 그는 6승11패의 성적표를 받았다. 5할 승률은 아니었지만 무너져가던 LG는 가까스로 다시 일어섰다.
조 수석코치는 12일 2군 감독으로 직함을 바꿨다. 양상문 신임감독은 이날 오전 조 수석코치와 직접 만나 2군감독을 정식 요청했다.
수석코치는 감독의 복심이자 분신과도 같은 자리다. 양 감독과 출발선이 달랐기 때문에 결별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양 감독은 조 코치에게 2군 감독을 요청하며 예우했고 든든한 후방군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조계현 신임 2군 감독은 “그동안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서 죄송하다. 솔직히 힘든 점도 많았지만 곧 오실 분(차기감독)을 위해 팀이 하루 빨리 전력을 다해 경기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 끝까지 남아있었다”며 “이제 떠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께서 정중히 2군 감독을 맡아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남았다”고 밝혔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김무관 2군 감독을 1군 타격코치에, 1군 타격보조코치에 손인호 2군 타격코치, 1군 배터리코치엔 김정민 2군 배터리코치를 선택했다.
신경식 타격코치, 김선진 타격보조코치, 장광호 배터리코치는 조계현 2군 감독과 함께 2군으로 자리를 옮겼다. 양상문 감독은 올 시즌 수석코치 없이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