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문경시청)이 14일 남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득점한 뒤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문경=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한 번 불러주면 좋겠어요.”
문경시청 김범준(25)은 ‘정구의 이용대’다. 올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릴 만큼 정구 실력이 빼어난 데다 정구 용품 전문 업체 Y사 팸플릿 표지에 등장할 정도로 미남형 얼굴이다. 국내에서는 그를 알아보는 팬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지만 김범준은 일본이나 대만에서는 소녀 팬들이 사인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한류 스타’이기도 하다. 제92회 동아일보기 전국정구대회에 참가 중인 일본 후쿠치야마세이비고의 한 여학생은 “올해 1월 초 그가 갑작스레 결혼해 많은 일본 소녀 정구 팬들이 충격에 빠졌다”며 웃었다.
정구는 실력에 비해 국내에서 인기 몰이를 하고 있지 못하는 대표 종목이다. 1994∼2012년에 체육훈장 중 가장 높은 등급인 청룡상을 탄 정구인은 모두 8명. 빙상(27개), 양궁(19개), 유도(13개), 배드민턴(11개)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전체 체육훈장 순위로는 7위다. 이에 한국 정구 대표 미남이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자처한 것이다.
김범준은 14일 경북 문경시 영강체육공원에서 열린 이 대회 남자 일반부 단체전 준결승에서 팀을 승리로 이끈 뒤 “아시아경기에서 정구가 테니스보다 박진감이 넘치고 볼거리가 많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그 전에 기회가 된다면 TV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정구를 홍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7월 아버지가 되는 김범준은 “태어날 아이에게 자랑스럽고 믿음이 가는 아빠가 되고 싶다. 아이에게 꼭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선물로 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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