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할 축구대표팀의 등번호가 19일 확정됐다. 대한축구협회는 “대표팀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등번호가 확정됐고, 지금까지 경험에 비춰 평소 선수들이 선호하고 사용하는 번호를 위주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이 현역 시절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이었던 2002년 대회에서 달았던 20번은 ‘제2의 홍명보’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박지성(은퇴)이 2006년과 2010년 월드컵에서 연이어 달았던 7번은 ‘제2의 박지성’ 김보경(25·카디프시티)에게 각각 돌아갔다.
● 특별한 의미의 20번과 7번
홍명보 감독이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20번을 달고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는 2명이었다. 2006년 독일대회 때는 골키퍼 김용대(서울), 2010년 남아공대회 때는 공격수 이동국(전북)이었다. 홍정호는 이전에도 20번을 달고 A매치에 출전했지만, 올해 2월 그리스전 등 최근의 평가전에선 6번을 달았다. 홍 감독 이후 20번을 달고 월드컵에 나서는 첫 번째 수비수인데다, 홍 감독이 직접 번호를 정해줬다는 점에서 홍정호의 어깨는 무거워졌다.
김보경도 마찬가지다. 축구대표팀 7번은 상징적 번호였다. 2002한일월드컵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한국축구의 아이콘이 된 박지성이 2006년과 2010년에도 7번을 달고 눈부신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월드컵 3개 대회 연속골을 넣었다. 박지성과 함께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후계자로 지목받았던 김보경이 그 7번을 달게 된 것이다. ● 9번 손흥민, 월드컵에서도 센세이션?
9번은 공격수들이 선호하는 번호다. 한일월드컵에서 9번을 단 설기현(인천)은 16강 이탈리아전에서 천금의 동점골을 터트리는 등 4강 신화에 단단히 한몫했다. 독일월드컵에선 안정환(은퇴)이 9번을 달고 토고전 결승골을 넣으며 한국의 원정 월드컵 첫 승을 책임졌다.
손흥민(레버쿠젠)은 브라질월드컵대표팀의 기대주다. 22세에 불과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두 시즌 역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멋진 활약이 기대된다. 손흥민이 월드컵에서 9번을 달고 공격포인트를 올렸던 선배들처럼 기분 좋은 인연을 이어갈지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