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농구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김영기 한국농구연맹(KBL) 고문(78·사진)이 다시 한 번 프로농구를 이끌게 됐다. 김 고문은 22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KBL 임시 총회에서 10개 구단 중 8개 구단의 지지를 받아 김인규 전 KBS 사장(64)을 제치고 제8대 총재로 선출됐다. 1997년 KBL 출범을 주도했던 김 고문은 2002년부터 2004년까지 KBL 총재로 일하다 당시 SBS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일으킨 몰수게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10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이날 1차 투표에서는 김 고문이 6표, 김 전 사장이 3표, 무효표 1표가 나와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7표)를 채우지 못해 2차 투표를 통해 경선이 마무리됐다. 구단 측은 오랜 농구 경험과 다양한 경험을 갖춘 김 고문 쪽으로 일찌감치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고문은 “나이로 보면 이 자리에 서는 게 무리인 것 같다. 그만큼 프로농구의 현실이 절박한 게 아닌가 싶다. KBL 농구를 재미있는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경기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규정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도자는 명작을 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심판도 생존하려고 복지부동해서는 안 된다. 빠르고 정밀한 플레이로 폭발적인 쾌감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한선교 현 KBL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는 직후인 7월 1일 부임한다. 임기는 3년이지만 프로농구 출범 20번째 시즌이 끝나는 2016년까지 두 시즌만 맡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고 1학년 때인 1952년 농구와 인연을 맺은 김 고문은 고려대를 거쳐 두 차례 올림픽에 출전한 스타 출신이다. 1969년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과 1970년 방콕 아시아경기 금메달을 이끈 성공한 지도자였다. 신보투자 사장을 지낸 금융인이자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KBL 전무, 부총재를 두루 거친 스포츠 행정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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