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피스 연마? 쉿!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일 03시 00분


[World Cup Brasil 2014]
홍명보호 15경기서 단 2골 성공… 마이애미 전훈 이틀째 집중훈련
작전 새나갈까 보도 자제 요청

악착같은 박주호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 박주호(왼쪽에서 세 번째)가 2일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머스대 운동장에서 진행된 수비압박훈련 도중 손흥민(왼쪽에서 두 번째)과 볼을 다투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예비명단에 들어 있던 박주호는 김진수의 부상 회복이 늦어져 지난달 29일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마이애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악착같은 박주호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앞둔 한국 축구 대표팀 박주호(왼쪽에서 세 번째)가 2일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장인 세인트토머스대 운동장에서 진행된 수비압박훈련 도중 손흥민(왼쪽에서 두 번째)과 볼을 다투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 예비명단에 들어 있던 박주호는 김진수의 부상 회복이 늦어져 지난달 29일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마이애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금 하고 있는 훈련은 (기사에) 자세하게 쓰지 말아주세요.”

2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전지훈련지인 미국 마이애미 세인트토머스대 운동장. 축구 대표팀의 미디어 담당관이 “(홍명보) 감독님의 요청 사항”이라며 기자단에 전달한 내용이다. 대표팀은 세트피스 훈련 중이었다.

세트피스는 프리킥이나 코너킥처럼 상대 수비를 떨어뜨려 놓은 상태에서 약속된 움직임(작전)에 따라 득점을 시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작전이 드러나서는 곤란하다. 홍 감독은 국내 언론에 실린 훈련 내용이 혹시라도 외신을 통해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상대국(러시아 알제리 벨기에)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걸 염려한 것이다. 대표팀은 이날 몇 가지 세트피스 전술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 각자의 위치와 움직임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세트피스 훈련에 많은 공을 들였다.

세트피스는 수비 조직력과 함께 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 개막 전까지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다. 홍명보호(號)는 그동안 세트피스에 의한 득점 능력이 많이 모자란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6월 이후 치른 15경기에서 나온 전체 15골 중 세트피스에서 연결된 골은 2골(13.3%)밖에 안 된다. 이를 아는 홍 감독도 마이애미로 오기 전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훈련 때부터 “세트피스 전술의 완성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세트피스는 편하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데 우리는 그동안 그러지 못했다”고 몇 번 얘기했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나온 세트피스 골(35골)은 전체 골(145골)의 24.1%나 됐다. 4골 중 한 골은 세트피스를 통해 나온 셈이다. 세트피스는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의 주요 득점 루트이기도 했다. 한국은 역대 월드컵에서 기록한 전체 28골 중 11골(39.3%)을 세트피스를 통해 뽑아냈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2010년 남아공 대회까지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세트피스 득점을 기록했다. 4년 전 남아공 대회에서는 전체 6골의 절반인 3골이 세트피스 골이었다.

세트피스는 전력이 약한 팀도 강팀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공격 옵션이다. 대표팀의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처럼 수비가 탄탄한 팀을 한 방에 뚫을 수 있는 것도 세트피스다. 사상 첫 원정 대회 8강에 도전하는 대표팀의 성패가 세트피스 완성도에 달려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마이애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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