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계륵 용병을 어찌하오리까?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4일 06시 40분


SK 루크 스캇-조조 레이예스(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SK 루크 스캇-조조 레이예스(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 연승 끊고 연패 잇는 레이예스
2할대 타율·툭 하면 부상 스캇

나바로·칸투 등 타구단들 용병 활약 속
SK 레이예스·스캇 이름값 못하고 부진
구단 교체 검토 중…“동시 교체는 부담”

2014시즌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전례 없는 전력평준화”라고 평했다. 이럴수록 용병에 따라 전력이 갈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었다. 기대치는 높은데 불확실성이 큰 용병의 속성에다 타자 용병까지 가세해 변수는 더 확대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한풀 꺾였다고 치더라도 용병 타자가 팀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1위 삼성은 나바로가 ‘혈’이었던 ‘1번타자-2루수 자리’를 완벽에 가깝게 메워주며 독주 채비를 하고 있다. NC와 두산은 테임즈와 칸투의 가세로 중심타선의 화력을 강화했다. 중하위권인 롯데(히메네스), KIA(필), 한화(피에) 등도 용병타자 없는 타순은 이제 상상조차 어렵다.

그러나 ‘용병정국’에서 유독 SK는 이렇다할 수혜를 보지 못했다. 영입 당시만 해도 한국야구를 평정할 것 같았던 루크 스캇은 툭하면 아파서 못 뛰는 ‘유리몸’이고, 선발 조조 레이예스는 연패는 잇고, 연승은 끊어먹는 ‘천덕꾸러기’가 돼버렸다.

● 스캇은 물방망이에 툭하면 아파…레이예스, 투구 퀄리티도 문제지만 ‘등판필패’ 악연

스캇은 3일까지 30경기에서 타율 0.284(95타수 27안타) 6홈런 15타점을 남기고 있다. 스캇의 가장 큰 결함은 36세라는 나이 탓인지 자꾸 아프다는 데 있다. 옆구리 통증으로 5월28일부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다. 벌써 두 번째다. 앞서 스캇은 4월 22일 문학 NC전에서 손목을 다쳐 엔트리에 빠졌었다. 스캇이 5월 13일 문학 두산전에 복귀할 때까지 SK는 3승11패로 몰락했다. 2013시즌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135홈런을 친 커리어에다 아직 선구안(16삼진, 20볼넷)이 살아있다고 해도 ‘파괴력’이 떨어진다.

레이예스는 3일까지 11경기에 등판해 방어율이 6.00이다. 66이닝을 던져 85안타 31사사구(36삼진)를 내준 투구의 퀄리티도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레이예스가 던지는 날, 좀처럼 SK가 이기지를 못한다는 사실이다. 4월 20일 문학 KIA전 이후로, 레이예스가 선발등판한 날 SK의 팀 성적은 1승7패였다.

● 다년계획 때문에 못 바꾼다고? SK가 고심을 거듭하는 속사정

SK 내부적으로는 용병교체 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그러나 ‘민첩한’ SK답지 않게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고 있다. 교체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더불어 스캇이나 레이예스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언젠간 터지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다.

SK는 6월내로 4강권을 따라잡아야 반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 누구부터 교체를 해야 할지도 선택해야 한다. 적절한 대체자원이 있는지도 관건이다. SK 관계자는 “바깥에 알려진 소문처럼 다년계약을 해줘서 못 바꾸는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용병을 동시에 바꾸기는 부담스러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학|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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