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붐 질문있어요] 두번째 상대 알제리는 어떤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6월 9일 06시 40분


조직력·공격력 러시아보다 한수위
19살 자브 ‘알제리 메시’ 기억해둬!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니 새벽 6시. 호텔에 짐을 풀고 알제리의 평가전이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하기까지도 6시간 반이 더 걸렸다. 스위스 공항에서 두리를 기다리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두리 엄마 앞을 지나서 택시 승강장으로 나간 모양이다. 카펠로 감독도 상대방이 궁금하겠지.

월드컵에서 알제리가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뒤 월드컵 예선, 네이션스컵, 친선경기 등 13경기를 챙겨봤다. 개인 기량은 유럽 수준급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데 어딘지 엉성한 느낌을 받았었다. 하지만 지난달 아르메니아전에서 드러난 알제리는 이전과 많이 달랐다. 짜임새가 생겼고, 조직력이 좋아진 게 눈에 보였다. 갑자기 팀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져서 5일 루마니아전에서 확인하고 싶었다.

알제리가 2-1로 승리했는데 깜짝 놀랐다. H조의 어떤 팀하고도 해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4-1-4-1 혹은 4-2-3-1로 대형을 서는데 조직력과 화려한 공격력이 러시아보다 나아보였다. 소피앙 페굴리(발렌시아), 야친 브라히미(그라나다), 힐렐 수다니(자그레브) 등 공격수들은 세계 수준의 수비들을 공략 가능한 능력을 가졌다. 양쪽 측면을 담당하는 페굴리와 수다니는 기술이 좋고, 빠르고, 돌파력이 있는 등 공격수의 조건을 고루 가춘 찬스메이커들이었다. 신예 압델무멘 자브(클럽 아프리칸)는 A매치 경력이 4경기밖에 없는 19살이지만 ‘알제리의 메시’라고 불릴 만했다.

알제리 중앙수비는 마지드 부게라(레퀴야)와 라이신 카다무로(마요르카), 에사이드 벨카렘(왓포드), 라피크 할리체(아카데미카 드 코임브라) 등 도전적으로 밀고나가는 스타일의 수비들로 짜여져 있다. 러시아 수비진영과 마찬가지로 우리로서는 뒤 공간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 32살의 부게라는 부상이 잦은 편이었다. 제공권과 몸싸움이 능하지만 나이가 있어서 빠르지는 않다. 오른쪽 측면수비 메흐디 모스테파(아작시오)는 아주 평범한 선수다.

우리의 2번째 상대인 알제리는 수비보다는 공격 능력이 다양하고 화려한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알제리의 팀 컨디션은 이상적으로 보였다. 아프리카 팀 중 90분을 이만큼 집중력 있게 뛰는 팀을 본 기억이 없다. 포지션마다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나면서 선수들의 긴장감도 눈에 띄게 좋아진 것 같다.

이제 우리도 팀 컨디션이 상승곡선을 그리는 시기다. 10일 평가전은 지난 튀니지전과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두 팀의 경기가 머리 속에 그려진다. 긴장되면서도 재미있는 한 판이 될 것 같다.

정리|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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