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 완패. 브라질로 향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행보가 불안하다. 한국은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3일 앞두고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프리카 강호 가나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고질적인 수비 불안을 해결하지 못했다. 사상 첫
원정 8강 진출은 고사하고 16강에도 못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졸전이었다. 축구 전문가들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낸 최강희 전북 감독과 박경훈 제주 감독, 황선홍 포항 감독, 김대길 KBSN 해설위원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었다. 》
○ 월드컵은 분위기 싸움… 반전 계기로
대표팀 내부 관계자가 아니라 뭐라 말하기 곤란한 측면이 있다. 외부에서 보는 것은 피상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드러난 현상은 전체적으로 수비가 안정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특히 월드컵은 분위기 싸움인데 너무 골을 많이 내줘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질까 걱정된다. 박주호와 홍정호를 투입하는 등 수비수를 3명이나 바꾼 것은 홍명보 감독이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선수들을 전반적으로 테스트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패배에 연연하기보다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다행인 것은 선수들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튀니지전보다는 좋아졌다는 것이다. 단시일에 능력을 향상시킬 순 없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분위기를 반전시키면 어떤 결과를 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 “본선에선 다를 것” 자신감 가져라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반응이 늦었다. 체력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얘기다. 4골이나 내준 것은 선수들에게 큰 충격을 줄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게 자신감이다. 본선에서는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 ‘절대 상대에 밀리지 않는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계속 졌다. 패하다 보면 서로 신뢰와 믿음이 깨지게 된다. 오늘 컨디션이 나빴던 게 의도적으로 훈련을 많이 한 오버트레이닝의 결과라면 남은 시간 동안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다. 목표로 하는 경기를 앞두고 훈련을 많이 한 뒤 조정기(훈련 강도를 낮춰 몸을 회복시키는 시기)를 거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분위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 홍명보 감독을 믿고 힘 실어줘야
내가 쭉 지켜보며 훈련시킨 팀이 아니라 할 말이 없다.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으로선 믿고 기다려야 한다. 다만, 지금은 선수들의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월드컵이란 큰 대회는 특수성이 있다. 언제 어떻게 상황이 바뀔지 모른다. 홍명보 감독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고 했으니 믿어줘야 한다. 비판하기보다는 힘을 실어줘야 할 때다. 홍 감독은 선수 때부터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했으니 팀을 잘 추슬러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 믿는다.
○ 너무 무기력… 러와 1차전에 집중을
러시아와의 1차전을 고작 8일 남겨둔 가운데 너무 무기력했다. 경기 내용이 콤팩트하지 못했고 압박도 허술했다. 전술 완성도도 떨어졌다. 경기에서 골은 내줄 수도 있다. 그런데 반격할 때 파워가 떨어졌다. 이런 상태라면 러시아와 벨기에를 상대하기 힘들다. 지금쯤이면 전체 팀 컨디션이 어느 정도 올라와야 하는데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남은 기간 어떻게 끌어올릴지 걱정된다. 체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리기 힘들다. 현재로선 선수들이 낙담하지 않도록 막는 게 최선이다. 패배를 잊고 러시아와의 1차전에 집중하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러시아를 잡으면 최근의 무기력증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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