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 World Cup]호날두는 나이키, 손흥민은 아디다스 신발 신고 슛~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2일 03시 00분


축구화-유니폼 후원 불꽃 경쟁
유니폼, 나이키가 한국-브라질 낚아… 아디다스는 스페인-獨-러시아 후원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연일 구슬땀을 흘리며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 태극전사들은 ‘일체감’ 속에서도 ‘다양함’이 묻어난다. 상체에서 발목까지는 훈련복과 유니폼 스타킹으로 통일이 돼 있는데 발끝은 각양각색이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브랜드들이 월드컵 본선 32개국을 상대로 한 유니폼 스폰서 전쟁과 스타 선수들에게 축구화를 신기기 위한 또 다른 물밑 경쟁을 벌인 결과다.

각국 축구협회는 대표 선수들에게 유니폼과 스타킹까지는 협회의 공식 스폰서 업체 것을 입도록 하고 있지만 축구화는 개별 취향에 따라 신게 하고 있다. 당초 축구화까지 스폰서 업체 것을 신도록 했지만 선수들이 자주 어겨 스폰서와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자 축구화는 개별 계약으로 풀어준 것이다. 선수들이 해당 협회 스폰서가 아닌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을 경우 경기에 출전할 때 축구화의 로고를 지워야 하는데 지키는 선수가 없어 법적 분쟁이 많았다. 이 조항을 삭제하면서 스포츠 브랜드들의 스타마케팅도 유니폼 후원 못지않게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디다스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를 잡았고 나이키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낚았다. 푸마는 스페인의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후원한다. 스포츠 브랜드는 세계적인 스타들에게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의 장기 계약을 하고 있을 정도로 마케팅 전쟁이 뜨겁다.

대한축구협회 후원사인 나이키의 유니폼을 입은 태극전사들의 발끝도 다양하다.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 브랜드의 선수 확보 전쟁의 결과다. 나이키는 대표팀 후원(10개국)에 이어 선수들 후원에서도 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아디다스(7명)와 미즈노(7명)가 이었다. 푸마는 단 1명이다. 국내 스타 중에서도 ‘특급’은 현물과 현금을 합쳐 최대 10억 원이 넘는 5년 장기 계약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기성용(선덜랜드)과 이청용(볼턴)은 나이키 축구화를 신는다. 골키퍼 김승규(울산 현대)와 부상으로 늦게 합류한 수비수 박주호(마인츠), 곽태휘(알 힐랄), 미드필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등도 나이키 후원을 받았다.

기성용은 나이키의 ‘마지스타’를 신는다. 창조적인 공격을 펼치는 플레이어를 위한 축구화로 형태와 기능성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재정립한 제품이라는 게 나이키의 설명. 이청용은 ‘머큐리얼’을 착용한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공간을 파고들어 경기의 양상을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선수들을 위한 축구화. 좌우 날개를 넘나들며 손살같이 파고드는 플레이를 펼치는 이청용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축구화다. 지동원은 빠른 민첩성으로 공간 창출에서 완벽한 슈팅까지 완성해야 하는 공격수를 위한 축구화 ‘하이퍼베놈’을, 골키퍼 김승규는 완벽한 터치감으로 최상의 플레이를 돕는 ‘티엠포’를 선택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레버쿠젠)과 구자철(마인츠),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박종우(광저우 푸리), 정성용(수원 삼성), 이범영(부산 아이파크)은 아디다스 축구화를 신는다.

대표팀 신예 공격수 손흥민은 ‘아디제로 f50’을 선택했다. 밑창 스터드에는 가속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순간적인 방향 전환이 가능하도록 하는 스피드트렉션 기술력이 적용됐다는 게 아이다스의 설명. 구자철과 정성룡, 이범영은 ‘프레데터 LZ’를 신는다. 이 제품은 1994년 이후 월드컵 때마다 새롭게 출시됐다. 프레데터 LZ는 축구화 앞, 발등, 좌우 측면, 인사이드 부분에 위치 별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각 부분에 맞는 기술력을 적용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공수를 넘나들며 뛰어야 하는 박종우는 많은 운동량이 필요한 선수들에게 맞는 ‘나이트로차지’를 착용한다.

박주영(왓퍼드)과 김신욱(울산 현대), 이근호(상주 상무) 등 대표팀 공격 3인방과 김영권(광저우 헝다), 이용(울산 현대), 황석호(산프레체 히로시마), 하대성(베이징 궈안)은 미즈노의 후원을 받는다. 최근 국내 스포츠 용품시장에서 미즈노의 부상이 눈에 띈다. 미즈노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푸마는 박지성의 후계자 김보경(카디프시티) 단 1명만을 잡았다.

32개국 유니폼 후원 경쟁에서는 나이키가 개최국 브라질과 잉글랜드 등 10개국을 스폰서하고 있어 아디다스와 푸마(이상 8개국)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나이키는 한국을 포함해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 포르투갈, 잉글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그리스, 미국, 크로아티아, 호주를 잡았다. 나이키는 2019년까지 대한축구협회를 공식 후원하는 조건으로 8년간 현금, 현물 등 총 12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팀들은 이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세계 상위 팀인 스페인과 독일, 아르헨티나를 포함해 콜롬비아, 멕시코, 러시아, 나이지리아, 일본을 후원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