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슬(Hustle)두’. 두산을 상징하는 문구다. 두산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 다이빙 캐치와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관중들을 매료시킨다. 2000년대 이후 꾸준히 강팀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큰 힘이기도 하다.
그러나 17일 잠실에서 허슬의 주인공은 LG 캡틴 이진영이었다. LG 야수진은 화려한 멤버를 자랑한다. 대부분 많은 팬이 따르는 스타다. 그러나 16일 발표된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1차 엔트리가 보여준 이면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었다. 총 32명의 야수 중 LG는 이진영 단 한 명뿐이었다. 최종 국가대표 명단이 아닌 1차 엔트리지만 이웃 팀 두산이 6명을 배출한 반면 LG는 국가대표 단골 멤버 이진영 뿐이었다.
결국 이진영을 제외하고는 인기 많은 스타지만 객관적인 기량에서 국가대표 후보가 되기에는 수비나 주력, 혹은 타격에서 리그 정상급 선수는 아니라는 평가다.
이날 이진영은 5회초까지 3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번의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쳤다. 1회초 선취점 3회초에는 2타점 3루타를 터트렸다. 타격감이 절정이었다. 그러나 이진영이 왜 자신이 국가대표 주축 야수로 평가받는지 스스로 보여준 장면은 5회말 수비였다. LG가 5-2로 앞선 5회말 2사 두산 김재호는 우익수 쪽 파울 라인 선상으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김재호는 우타자다. 왼쪽으로 살짝 치우쳐 수비하고 있던 이진영은 전력을 다해 뛰었고 살짝 파울라인으로 벗어나는 타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다이빙 캐치로 공을 잡았고 이닝이 그대로 끝났다. 왼쪽 옆구리에 타박상을 입은 이진영은 잠시 고개를 숙이고 고통을 참았다. 양상문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6회 그를 교체했다. 고액연봉을 받는 팀의 4번 타자 그리고 주장이 펼친 ‘허슬 플레이’가 팀에 전한 메시지는 홈런, 타점 이상 깊은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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