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휘슬 뒤 32초… 어 어 골이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8일 03시 00분


美 뎀프시, 대회 최단시간 득점… 브룩스는 후반 막판 극적 헤딩골
두 대회 연속 ‘가나전 잔혹사’ 끊어

브라질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17일 월드컵 G조 조별리그 경기가 열리는 나타우의 두나스 경기장을 찾았다. 가나와 일전을 치르는 미국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경호 문제로 이동이 지체되긴 했어도 킥오프 직후에 귀빈석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첫 번째 골을 터뜨리는 짜릿한 장면은 볼 수 없었다. 미국의 주장 클린트 뎀프시(사진)가 경기 시작 불과 32초 만에 선제골을 넣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대회 최단 기록이자 월드컵 84년 역사상 5번째로 빠른 기록이었다.

뎀프시의 벼락같은 왼발 슈팅으로 기선을 제압한 미국은 1-1 동점이던 후반 41분 존 브룩스의 극적인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이로써 미국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가나에 연이어 당한 패배를 설욕했다. 독일의 축구 영웅 위르겐 클리스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미국은 가나, 독일,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묶이는 험난한 대진표를 받았지만 이날 승리로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바이든 부통령은 경기 후 미국 라커룸을 찾아 선수들과 첫승의 기쁨을 나눴다.

미국 선수 최초로 이날 월드컵 3회 연속 골을 장식한 뎀프시는 경기 도중 아찔한 상황도 맞았다. 공을 다투던 가나 존 보예의 발길질에 코를 얻어맞아 쓰러진 뒤 피를 쏟은 것.

월드컵에서 역대 최단 시간 골은 2002년 한일월드컵 3, 4위전에서 터키의 하칸 쉬퀴르가 한국을 상대로 기록한 11초다. 한국 프로축구에서도 2007년 인천 방승환이 포항과의 경기에서 세운 11초가 최단 기록이다. 2012년 세르비아 청소년팀 간의 경기에서는 킥오프 슛이 2초 만에 골로 연결됐다는 기록도 있다. 2009년 사우디아라비아컵대회에서 알힐랄의 나와프 알아베드도 2초 만에 골을 넣었지만 부정선수 의혹으로 경기가 무효 처리되며 기록도 지워졌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브라질월드컵#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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