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한 해안 경기장… 기온 15도 예보, 비 내리면 저온에 약한 알제리 불리
해발 792m 3차전은 폐활량 싸움
한국 축구대표팀이 18일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2, 3차전의 승패가 16강 진출을 좌우하게 됐다. 문제는 남은 두 경기가 이뤄질 도시의 기후가 1차전이 열린 쿠이아바와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알제리와의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리는 내륙도시인 쿠이아바와 달리 바다와 인접한 해안도시. 연평균 기온이 쿠이아바(섭씨 30도)보다 낮은 19도 정도로 경기를 펼치기엔 더 좋은 환경이다. 하지만 평균 습도가 80% 이상이어서 습한 환경에 얼마만큼 적응하느냐가 2차전의 승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서상훈 연세대 체육교육과 교수는 “인체는 체온 조절을 통해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습도가 높으면 땀 증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열 방출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차라리 비가 내려 수중전을 치르는 편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현재 2차전이 열리는 23일 현지 날씨는 기온 15∼20도, 흐릴 것으로 예보돼 있다.
이대택 국민대 체육학부 교수는 “땀이 증발하지 않고 피부 위에 머물면 땀구멍이 염분 등 각종 분비물에 막혀 그 뒤에 나올 땀까지 배출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차라리 비라도 맞으면 몸을 식힐 수 있고 분비물이 씻겨 내려가면 땀구멍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중전은 한국 대표팀보다는 알제리 팀에 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 90% 이상이 거주하는 알제리 북부 지방은 따뜻한 지중해성 기후가 특징이다.
벨기에와의 3차전이 열리는 상파울루도 기온과 습도, 강수량 등이 모두 2차전이 열리는 포르투알레그리와 비슷하다. 기후적인 특징만 놓고 보면 한국 대표팀보다 벨기에 팀에 더 유리하다. 벨기에의 여름 평균 기온은 12∼20도 수준이고 6월에 비도 많이 내려 상파울루의 기후와 매우 닮았다.
다만 경기장이 해발 792m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변수다. 서상훈 교수는 “폐활량이 좋고 산소 운반 능력이 뛰어난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가 많은 팀이 유리할 것”이라며 “산소 운반 능력은 1분간 뿜어내는 혈액의 양이나 심박수, 동맥 혈액 내 산소 함량 등을 측정해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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