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양날개 빠르고 정교한 크로스가 필요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알제리전 필승’ 전문가들 조언

“오늘 같은 자신감을 가지면 알제리도 문제없다.”

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러시아전을 지켜본 뒤 “선수들이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희망을 던져줬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같이 당당하게 경기하면 알제리와 벨기에도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축구 전문가들이 꼽은 러시아전 무승부의 효과는 ‘자신감 회복’이었다. 23일 알제리와의 2차전에 대해선 다양한 주문이 이어졌다.

최 감독은 “이근호가 선제골을 넣을 땐 (홍)명보 형의 운발을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평소 홍명보 감독에 대해 ‘운(運)을 타고났다’는 말을 자주 했다. 국가대표 선수 시절부터 큰 위기가 닥칠 때마다 잘 피해 나가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낀 점을 말한 것이다. 최 감독은 “러시아의 이고리 아킨페예프 골키퍼가 세계적이라고 하는데 이날 이근호의 슈팅을 놓치는 실수를 했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지만 참 타이밍이 환상적이었다. 홍 감독의 운이 아닌가 한다”며 웃었다. 최 감독은 알제리와의 2차전에 대해선 인내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그는 “벨기에와의 1차전에서 봤듯 알제리는 강팀을 만나면 수비지향적이 된다. 알제리는 한국에 대한 경계를 높일 것이다. 1패를 안았고 한국은 무승부로 승점 1을 챙겼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수비를 강화한 뒤 역습을 노릴 것이다. 그래서 성급하게 덤비기보다는 차분하게 플레이하며 상대를 답답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승이 급한 알제리로선 어느 순간부터는 골을 넣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그때를 노려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소피안 페굴리 등 뛰어난 공격수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역습할 때도 반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파비오 카펠로 러시아 감독이 우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압박을 했는데 러시아는 뒤로 처져 수비 위주 경기를 펼쳤다. 후반에 실점한 뒤부터 공격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알제리전은 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 알제리나 모두 1승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모험을 할 순 없으니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 경기에선 손흥민과 이청용의 사이드 돌파가 위력적이지 않았다. 알제리전에선 사이드 돌파에 이은 크로스가 많이 나와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러시아전은 사실상 우리가 주도했다. 정말 좋았다. 선수들도 자신감을 찾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평가전 때와는 다른 선수들의 몸놀림이 인상적이었다. 우리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좋은 움직임을 보이다 보니 러시아가 그다지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러시아전에서는 치밀하지 못한 수비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알제리전에서는 특히 문전에서 수비수들이 조심해야 할 것이다”고 수비 안정을 주문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홍 감독의 이근호 교체 타이밍이 절묘했다. 러시아가 체력적인 문제로 후반에 뒷공간이 생길 거라고 예측했고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좋은 플레이를 보인 이근호를 투입했다. 이근호는 골로 보답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벨기에를 상대로 알제리가 상당히 수비적인 형태를 보였지만 우리와 할 때는 분명 이기려고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다. 우리도 수비 안정이 중요하지만 러시아전 때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인 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드시 승점을 확보하고 16강에 가려면 러시아와 경기할 때보다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을 끌어올려 압박해야 한다. 상대 진영부터 압박해 공을 뺏은 뒤 빠르게 역습하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최강희#박경훈#최용수#김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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