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7·9회 22일 1·3회 연타석 2000년 박경완 이후 첫 대기록 5연타석홈런 도전 볼넷으로 불발
메이저리그 경력(79경기 출장)도 변변치 않았다. 오히려 외모는 지난해 ‘외국인선수 악몽’을 안겨준 카리대를 연상시켰다. 자칫 천덕꾸러기가 되지나 않을까 걱정했지만, 뚜껑을 열자 최고의 효자 용병으로 태어났다.
삼성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가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2번째 4연타석 홈런을 작성했다. 박경완만이 보유하고 있던 대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나바로는 2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1회와 3회 연타석 솔로아치를 그렸다.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우완선발 에릭 해커를 상대로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몸쪽 직구(시속 143km)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대포를 터뜨렸다. 시즌 13호 홈런(비거리 105m). 이어 3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3B-2S에서 6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시속 120km)를 잡아당겨 또 다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날렸다. 시즌 14호 홈런(비거리 105m).
나바로는 이틀 전인 20일 마산 NC전에서 마지막 2타석에서 연속 홈런을 때려낸 바 있다. 당시 7회초 2사 3루서 NC 2번째 투수 우완 이민호의 초구 바깥쪽 높은 직구(시속 146km)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시즌 11호)을 쳐냈다. 그리고 마지막 9회초 2사 후 좌완 문수호를 상대로 볼카운트 2B-1S에서 몸쪽 낮은 슬라이더(시속 131km)를 통타해 좌월 솔로포(시즌 12호)로 연결했다.
21일 마산 NC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나바로는 20일 마지막 2타석과 22일 첫 2타석에서 홈런포를 뿜어내며 4연타석 홈런을 작성했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에서 4연타석 홈런은 2000년 5월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현대 박경완이 기록한 것이 유일했다.
물론 박경완은 한 경기에서 4연타석 홈런을 뽑아낸 것이고, 나바로는 3일간 2경기에 걸쳐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는 약간 다르다. 그러나 어찌됐든 연타석 홈런 기록은 메이저리그에서도 4연타석이 최고 기록일 정도로 4연타석 홈런 자체는 좀처럼 달성하기 힘든 대기록으로 평가받는다.
나바로는 6회초에 5연타석 홈런에 도전했지만 볼넷으로 나가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데는 실패했지만 이날까지 타율 0.335(230탓 77안타), 14홈런, 46타점, 12도루, 49득점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올 시즌 무패(8승) 투수였던 에릭은 8이닝 동안 단 3안타만 허용했지만 결과적으로 나바로의 홈런 2방에 무릎을 꿇고 첫패를 당했다.
나바로는 경기 후 “4연타석 홈런이라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었다. 외국인선수로서는 한국프로야구 첫 기록을 세워 기쁘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더 기쁘다”며 “5연타석 홈런은 기회가 있었으면 노려볼 만했는데,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