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웃으면서 힘내! 얼른 스마일~” LG 주장 이진영(34)은 최근 외국인타자 조쉬 벨(28)과 마주칠 때 마다 어깨를 두드린다. 그러나 벨의 표정은 날이 갈수록 심각하다.
3.4.5.6.7.8.9. 3부터 9까지 숫자를 나열한 것 같지만 벨이 올 시즌 60경기(22일까지)에서 타석에 선 타순이다. 9번은 대타로 나섰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8번은 선발출장이다. 한 명의 타자가 60경기에서 3번부터 8번까지 모든 타선에 선발로 나온다는 것은 매우 드문 일. 더군다나 하위타선에서 시작해 중심타선에 오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LG는 4~5번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벨을 영입했고 시즌 초 중심타선을 맡겼다. 스위치히터로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빠른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던 벨은 시즌이 지날수록 가파르게 추락했다. 타순은 3번, 4번, 5번에서 6번, 7번에 이어 8번까지 밀렸다.
다른 팀 외국인타자들은 대부분 3~5번에 고정됐다. NC 에릭 테임즈는 4번과 5번만 쳤다. 주로 1~번을 치는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는 테이블세터로 영입된 경우다. 넥센 비니 로티노는 4·5번을 제외한 전 타순을 맡았지만 대타 출장이 많았고 포수 마스크를 쓰고 하위타선에 자주 섰다.
양상문 LG 감독은 취임 직후 직접 영어로 “내야진에 젊은 선수가 많다. 벨이 LA 다저스 후안 유리베처럼 내야의 리더가 돼 달라”고 말하며 큰 기대를 걸었다. 여전히 수비 능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3루에서 날카로운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며 팀에 큰 공헌을 하고 있다. 문제는 타격이다. 4월 22경기에서 0.308의 타율을 기록했지만 5월 같은 22경기에서 0.218로 추락했다. 홈런은 7개에서 0개로 떨어졌다. 6월성적은 14경기에서 타율 0.269다.
벨은 리그에서 매우 희귀해진 스위치타자다. 좌·우 투수 모두에게 효과적인 장점이 있지만 벨은 왼쪽에서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우투수 상대 타율 0.242·언더투수 상대 0,167). 양 감독은 “외국인타자가 하위 타선에 있으면 안 된다. 빨리 올라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