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러시아 관중이 인종차별 도구를 사용해 자국 대표팀을 응원한 사실이 언론에 의해 공개됐다. 이에 피파 규정을 들어 러시아의 승점 삭감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스포츠 통신사 R-스포르트는 지난 19일 “국제축구연맹이 러시아 대표팀에 ‘승점 삭감’의 중징계를 내릴 수도 있다”고 전했다.
R-스포르트에 따르면 러시아 팬들은 한국과의 H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켈트 십자가’가 그려진 걸개를 사용해 자국 팀을 응원했다.
이른바 ‘켈트 십자가’는 유럽에서는 이미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구 나치 정권의 산물이다. FIFA는 축구 경기장에서 켈트 십자가를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FIFA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부터 징계 규정 55조를 수정해 승점 삭감 장치를 마련해 처벌을 대폭 강화했다.
징계 규정 55조에 의거하면 FIF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선수나 팀 스태프, 관중이 특정 팀 또는 선수에 대해 인종차별적 언동을 했을 경우 해당 팀의 승점을 3점 깎고 두 번째 같은 사례가 재연되면 승점 6점을 뺀다. 세 번째 이상 적발 되면 아예 대회 출전을 금지하도록 돼 있다.
당시 피파는 무관중 경기와 구단, 협회에 대한 거액의 벌금에도 인종차별 행위가 근절 되지 않자 대회 성적과 직결되는 ‘승점 삭감’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낸 것이다.
하지만 이 규정은 실행 후 8년간 ‘식물 규정’이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승점 삭감’ 징계는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비슷한 사례로는 공교롭게도 러시아가 지난 2012년 6월 러시아 팬들의 과격행위에 대해 12만 유로(약 1억 66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유로2016 예선에서 승점 6점을 삭감하는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즉각적인 규제가 아닌 차기대회에 승점을 삭감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한편 크로아티아 팬들도 지난 13일 자국팀과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역시 나치 문양이 그려진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일본 팬들도 그리스와의 경기에서 전범기(욱일승천기) 바디페인팅으로 응원에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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