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공은 프로야구 감독들에게 넘어갔다. 올스타전 기간에 열리는 감독자 회의에서 ‘OK’ 사인만 나면 후반기부터 ‘한국형 비디오 판독’이 시행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0일 경기도 이천에서 프로야구 단장 모임인 실행위원회를 열고 “현장 감독들이 동의하면 후반기부터 비디오 판독을 시행하자”고 뜻을 모았다. 단장들이 결정하는 것보다, 현장 감독들의 의견을 존중해 시행 시기를 결정하기로 했다. 결국 후반기 비디오 판독 시행은 이제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물론 감독자 회의에서 비디오 판독 도입을 거부할 수도 있지만, KBO에서 그동안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감독들의 의견을 취합해본 결과 현재 분위기로는 반대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전언이다.
KBO는 올 시즌 유난히 오심 논란이 많이 일자 지난 5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을 방문해 ‘챌린지 시스템’을 견학하는 등 비디오 판독 도입 준비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리고는 한국프로야구가 시행할 수 있는 비디오 판독 형태와 관련해 몇 가지 방안을 마련했다. 메이저리그처럼 시간과 비용을 들여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한 뒤 천천히 시행하는 방안과 함께 다소 미흡하더라도 한국적인 현실에서 당장 시행할 수 있는 방안 등이었다. KBO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각 구단 운영팀장과 심판위원회 측에 미리 준비해야 할 부분들까지 설명했다. 각 팀 운영팀장은 KBO로부터 전달받은 각 방안의 장단점에 대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 소속팀 감독에게 브리핑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의 ‘챌린지 시스템’처럼 완벽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감독들 역시 대체적으로 “한국적인 현실을 알고 있으니까 메이저리그처럼 판독 범위를 13개 부분까지 확대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KBO는 절충안을 마련했다. 한국적인 현실을 반영한 ‘한국형 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TV중계화면 활용과 4심합의제를 혼합한 형태다. 감독의 비디오 판독 요청이 들어오면 홈런 판독처럼 중계화면을 활용하되, 중계화면으로 판독할 수 없을 때엔 4심합의가 최종적인 판정이 되는 방식이다. 비디오 판독 요청 범위는 감독자 회의에서 최종 확정하겠지만 그동안 판정번복이 불가능했던 아웃과 세이프, 파울여부 등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 야구계와 팬들의 시선은 17일과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 집중되고 있다.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별들의 잔치’가 펼쳐지는 데에다, 올스타전 감독자 회의에서 프로야구의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한국형 비디오 판독’의 시행 여부가 최종 결정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