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PGA 2개 대회 연속 우승 ‘돌풍’ 데뷔 4년차…성적 부담 떨치자 대세 등극 부친 회사가 스폰서 “계약금 올려 받을 것”
2014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를 떠들썩하게 만든 스타가 탄생했다. 5월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하고 곧바로 보성CC클래식 우승트로피까지 품에 안으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김우현(23·바이네르)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변한 건 골프가 즐거워진 것뿐”
“골프가 점점 재미있어진다. 예전에는 실수를 하거나 성적이 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성적이 나빠도 재미있고 즐겁다.”
김우현은 2개 대회 연속 우승의 원동력을 “즐거운 골프”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대표를 거쳐 2011년 프로에 입문했다. 노승열(23·나이키골프), 김민휘(22·신한금융그룹), 김비오(24·SK텔레콤)와 함께 주니어무대를 누볐던 유망주다. 3년이나 우승이 없었지만 올해 2승을 거두며 뒤늦게 ‘대세남’ 대열에 합류했다.
우승 이후 “무엇이 달라졌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 있다. 이에 대한 김우현의 대답은 간단명료하다. “딱히 달라진 건 없다. 눈에 띠게 실력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단지 골프가 즐거워졌다.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게 가장 큰 변화다.”
실력으로 보면 어느 한 가지 내세울 것이 없다. 장타자도 아니고, 쇼트게임이 월등히 뛰어나지도 않다. 그러나 마음은 누구보다 여유로웠다. 김우현은 “첫 우승을 앞두고 경기에 나가는데 별로 떨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잘 쳐도 우승하지 못할 수 있고, 못 쳐도 우승할 수 있다’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그러나 김우현은 멋쩍어했다. 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그러나 두 번이나 우승하는 것은 운으로만 설명할 수 없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만큼 성장했다.
● 특별한 부자? 별난 부자?
우승 이후 부자(父子) 관계가 화제가 됐다. 김우현과 부친 김원길 씨는 부자인 동시에 후원사와 소속선수라는 특이한(?) 관계를 맺고 있다. 부친 김 씨는 연매출 400억원이 넘는 제화업체 안토니-바이네르의 대표이사다. 중학교 졸업 후 구두공장에서 일하며 자수성가했다. 아들이 프로골퍼가 되면서 부자간에 계약을 맺었고, 아들은 아버지 회사의 소속선수가 됐다.
김우현은 “아버지 회사지만 정식으로 계약을 했다. 우승하고 나서 보너스도 받았다. 그런데 다른 선수들에 비하면 계약조건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직 계약금도 못 받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1년 계약을 했는데 올해 2승을 했다. 그러니 내년엔 계약금을 더 올려 받아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첫 우승 뒤 부자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다. 아버지는 아들 자랑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우승하면 골프대회를 개최하겠다는 아들과의 약속도 지켰다. 8월 21일부터 4일간 강원도 고성 파인리즈골프장에서 KPGA 투어 ‘바이네르-파인리즈오픈’(총상금 5억원)을 개최하기로 했다. 김우현은 “아버지를 보면 여전히 열정이 넘치신다. 옆에서 보면 아버지가 갖고 있는 열정의 온도는 보통사람들과 다른 것 같다. 그런 아버지가 자랑스럽다. 아버지의 열정적인 모습을 배우고 싶다”며 미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