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 활용 카드 늘어 감독엔 메리트 구단, FA선수 증가땐 몸값 부담 난색 등록일수 10일에서 줄이는 절충안도
‘엔트으리’가 아니고 엔트리 얘기다. 현재 프로야구는 26명 등록에 25명 출전의 엔트리 규정을 적용한다. NC만 올해까지 신생구단 특혜를 받아 27명 등록에 26명까지 활용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1의 혜택을 입는 NC 김경문 감독조차 엔트리 확장에 찬성하는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당수 현장 야구인, 선수출신 해설자들은 가용인원이 1명 늘어나는 효과를 굉장히 크게 보는 경향이 짙다. SBS 이순철 해설위원은 NC의 돌풍 이유를 두고 “용병과 엔트리가 1명 더 있는 것”이라고 압축해 정리할 정도다. 고작 1명 늘어난 차원이 아니라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 벤치의 가용폭이 커지는 것은 엄청난 메리트라는 뜻이다.
● 엔트리 확대의 명분과 반론
지난달 30일 프로야구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도 엔트리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엔트리를 1명 더 늘리자는 현장의 이야기에 단장들이 부쩍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경기수 확대 때문이다. 내년 시즌 kt의 가세로 10구단 체제가 오면 144경기를 할 것이 유력하다. 게임수가 늘어나는데 엔트리가 그대로면 견딜 수 없다는 명분이 힘을 받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용병타자의 도입으로 국내 선수의 엔트리가 1개 줄어든 상황이 됐으니 1자리를 늘려 달라’고 다른 차원에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구단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다양한 반박이 나오지만 가장 결정적 이유는 프리에이전트(FA) 양산에 대한 불안감이다. 엔트리 확장에 따라 그만큼 FA 자격 요건을 채우는 선수가 늘어나면 결국 구단 살림이 더 어려워진다는 우려가 속내에 깔려있다. A구단 관계자는 “지금 감독들이 엔트리 25명을 제대로 쓰기나 하고 있나?”고 비판했다.
● 절충안이 나올까?
감독들은 수준 높은 야구를 위해 엔트리를 늘리자고 한다. 구단들은 빠른 경기 진행을 위해 엔트리를 그대로 가자고 한다. 그러나 엔트리 논쟁의 진짜 핵심은 야구 퀄리티의 문제라기보다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 즉 돈이 걸린 문제라고 보는 편이 현실적이다.
때문에 구단 실무자들 사이에서는 엔트리 확장을 무조건 찬성, 반대하기보다 대안을 마련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엔트리 말소 후 등록일수를 기존 10일에서 줄이자는 의견이다. 이 날짜를 줄이면 감독은 부담을 덜 갖고 엔트리에 변화를 줄 수 있고, 선수들도 FA 자격요건을 채울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또 단장회의에서는 은퇴경기를 치르는 선수에 한해서 ‘특별 엔트리’를 두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 선수를 위해 +1 엔트리를 한시적으로 두고, 은퇴경기가 끝나고 바로 말소하면 기존선수들의 엔트리 조정 부담을 없앨 수 있다는 방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