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현지 낮 경기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클리블랜드와의 인터리그에서 3-2로 승리요건을 갖추고 교체된 뒤 8회 초 윌슨의 블로운세이브로 10승을 눈앞에서 날려 버렸다. 7이닝 7안타(1홈런) 8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고 손에 쥔 것은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3.08로 약간 내려갔다. 윌슨은 3월31일 샌디에이고 개막전에서도 류현진의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로운세이브와 함께 역전패를 당한 장본인이다. 윌슨은 최근 구위가 회복돼 7이닝 연속무실점으로 셋업맨 역할에 충실했으나 이날은 두 타자를 아웃시키고 3볼넷 2피안타 3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두 차례 블로운세이브가 모두 류현진 등판 때였다. 다저스는 8회말 스콧 밴 슬라이크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고삐를 쥐었지만 끝내 4-5로 역전패당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무4사구 경기로 선발투수의 2볼넷 이하 기록을 36연속경기로 늘렸다. 미네소타 트윈스와 타이기록이며 내셔널리그는 1914년 이후 최고 기록을 연장하고 있다.
류현진은 비록 10승을 놓쳤지만 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투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은 낮경기를 고려해 우익수 야시엘 푸이그, 1루수 애드리언 곤살레스, 3루수 후안 유리베 등 주전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라인업을 대폭 교체했다. 마치 시범경기 라인업을 보는 듯했다. 특히 유격수로 출장한 루키 카를로스 트리언펠은 1회 실책과 2회에는 기록되지 않는 실책으로 류현진의 투구 수만 늘렸다. 다저스는 이날 3개의 실책을 범했다.
류현진의 낮경기(4승2패 3.79)와 홈(3승3패 4.66) 성적은 상대적으로 야간(5승2패 2.62)과 원정(6승1패 1.62)에 비해서 저조하다. 경기 전 KLAC의 릭 몬데이 해설자는 큰 차이를 보이는 이 기록에 관심을 뒀다. 호투는 했으나 결국 클리블랜드전에서 이 징크스를 뛰어 넘지는 못했다. 공격력이 빈약한 타순을 이끌고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1사 후 포수 얀 곰스의 우전안타와 홈런 1개를 기록 중인 우익수 라이언 레이번에게 좌월 2점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추가 실점위기를 삼진으로 막아낸 류현진은 5회 스스로 해결사로 나섰다. 2사 1루서 좌익선상으로 흐르는 적시 2루타로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시즌 2호 2루타이자 2타점째. 클리블랜드 선발 트레버 하우어는 류현진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자 급격히 제구가 흔들려 톱타자 디 고든, A J 엘리스를 연속 볼넷으로 출루시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다저스는 만루에서 가장 약한 팀. 이 때까지 다저스의 만루 때 팀타율은 0.145. 그러나 안드레 이티어가 2타점 중전안타로 전세를 3-2로 뒤집으면서 만루 약점을 극복했다. 류현진은 2타수 2안타(.0194)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매팅리 감독은 주전들을 6회부터 하나씩 기용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불펜 투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기록 가운데 하나가 선두타자의 아웃 여부다. 3-2에서 매팅리 감독은 주저 없이 굴곡이 심한 윌슨을 불렀다. 윌슨은 고액연봉자(1000만 달러)다. 부진해도 써야 하는 입장이다. 윌슨은 경기 전 35경기에 나서 28타수 9안타(0.321)에 볼넷 6개를 허용했다. 자격미달의 셋업맨이다. 선두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도루를 허용하면서 경기를 망가뜨린 셈이다. 클리블랜드 선발 바우어도 류현진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연속 볼넷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국내 프로야구였다면 선두타자가 좌타자 마이클 브랜틀리(0.312 12홈런 54타점)인 점을 감안해 좌완 J P 하웰을 투입하는 매치업을 했을 것이다. 하웰의 선두타자 상대 기록은 33타수 3안타(0.091) 볼넷 3개다.
매팅리 감독은 3실점한 뒤 대타 스위치히터 닉 스위셔 때 하웰을 불렀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때는 늦었다. 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의 오늘 구위는 썩 좋지 않았으나 잘 던졌다. 리드를 잡고 7회에는 지친 듯해 교체했다"며 류현진의 호투를 칭찬했다. 다저스 출입기자도 "류현진이 2실점했지만 승리투수가 될 가치가 충분히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저스는 2경기연속 클리블랜드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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