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 두산 송일수 감독이 정재훈(34·두산)과 최영필(40·KIA)을 칭찬했다. 구속이 아닌 컨트롤로 상대타자와 승부하기 때문이다. 베테랑으로서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싸울 줄 아는 모습도 사령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 베테랑투수들의 분전
정재훈은 2일까지 30경기에 등판해 1승1패·10홀드를 기록했다. 타고투저로 인해 중간계투진들이 시름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팀의 셋업맨으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시즌 SK에서 방출돼 은퇴위기에 몰렸던 최영필은 4월 KIA에서 다시 현역생활을 연장했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까닭에 6월에 돼서야 1군에 올라왔지만 이후 2일까지 11경기에 등판해 3승·4홀드에 방어율 3.31로 팀 허리에 안정감을 줬다. 특히 그가 가세하면서 KIA가 상승세를 탔고, 5위 두산을 바짝 추격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다.
선 감독과 송 감독은 베테랑 투수들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선 감독은 최영필에 대해 “지난해보다 구위도 좋아졌다. 2군에서 이틀에 한 번씩 등판을 하면서 1군에 올라올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칭찬하고는 “무엇보다 베테랑답게 경기운영능력이 좋다. 1일 경기에서 7회 무사 1·3루의 위기 순간에 마운드에 올려 보낸 것도 그런 부분을 믿었으니까 가능했던 것 아니겠나”라며 신뢰를 보냈다. ● 컨트롤 그리고 경기운영능력
비록 상대팀이지만 송 감독도 최영필에 대해 “칸투가 몸쪽 포크볼이라는 걸 알면서도 삼진을 당할 정도로 제구력이 좋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송 감독은 “정재훈도 최영필과 같은 이유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송 감독은 같은 날 정재훈이 8회 2사 3루서 나지완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결정구로 커브를 선택해 위기상황을 넘긴 것을 두고 “컨트롤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제구가 된 공은 풀카운트에서 던져도 상대타자를 잡아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정재훈의 피칭이 돋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구력은 하체에서 비롯된다. 요즘 투수들은 러닝과 같은 기본을 소홀히 하기 때문에 상체 위주로 공을 던지게 되고 제구도 흔들리게 된다”며 “또 컨트롤보다는 구속을 더 신경 쓰는 경우가 많은데 시속 130km의 공을 던져도 제구만 되면 타자를 이길 수 있다. 제구력이 떨어지면 몸쪽 승부를 할 수 없고, 그러다 바깥쪽으로만 승부하다가 장타를 맞는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최영필과 정재훈이 던지는 걸 보고 젊은 투수들이 배웠으면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