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후배 선수들이 발벗고 나서 추진 한화·KIA “적극 협조” 의사로 급물살 KBO “박찬호와 행사 세부 내용 조율”
‘코리안 특급’이 마침내 팬들과 그라운드에서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됐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41)가 한국프로야구의 별들이 모두 모이는 2014 프로야구 올스타전(18일·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의미 있는 은퇴식을 치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을 열기로 최종 결정하고 박찬호에게도 직접 이 사실을 전했다. KBO 핵심 관계자는 2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면서 “세부적인 은퇴 행사 내용은 박찬호 선수와 조율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현재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박찬호의 후배 선수들이 직접 추진하고 성사시킨 은퇴식이라는 점이 뜻 깊다. 박찬호는 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미국∼일본∼한국을 아우르는 현역선수 생활을 정리했지만, 고향팀 한화와 박찬호의 스케줄이 잘 맞지 않아 번번이 은퇴식이 무산되는 아쉬움을 겪었다. 각 팀 주장을 중심으로 현역 후배들이 올 시즌 초부터 “박찬호 선배 같은 한국 야구의 영웅을 은퇴식도 없이 보낼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 이유다. 결국 선수협 이사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통과됐고, 선수협이 KBO 측에 “이번 올스타전에서 박찬호의 은퇴식을 개최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하게 됐다.(스포츠동아 6월 23일자 보도)
선수협의 제안을 받은 KBO는 올스타전과 박찬호의 연결고리가 없는 데다, 박찬호의 마지막 소속구단인 한화와 올스타전 개최지 광주의 연고구단인 KIA의 입장도 있어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 양 구단이 ‘박찬호 올스타전 은퇴식’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KBO에 전해오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그동안 직접 박찬호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올스타전 은퇴식과 관련해 상의를 해오다, 올스타전에서 은퇴식을 열기로 했다는 사실을 박찬호에게 전달했다. 선수협에도 KBO의 뜻을 전했다.
KBO는 박찬호가 한국야구에서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뜻 깊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다만 올스타전의 취지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공들인 은퇴행사를 열기 위해 박찬호와 세부 행사 내용을 조율할 예정이다.
올스타전은 KBO가 주관하는 행사다. 전 구단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모이는 올스타전에서 특정 선수의 은퇴식을 여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주인공이 한국인 첫 메이저리거이자 빅리그 동양인 최다승(124승) 투수인 박찬호이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