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무국 직원들은 요즘 남의 일인 줄만 알았던 국회 인사청문회 제출 자료 작성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WKBL을 이끌다 6월 말 사의를 밝힌 최경환 총재(59)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8일 청문회에 나서기 때문이다.
자료 제출 요구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5명으로부터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인사 검증을 위해 철저하고 꼼꼼한 자료 작성은 당연한 의무. 하지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질의 내용도 많아 보인다. WKBL 총재는 상근이 아닌데도 일주일에 몇 번이나 연맹 사무실에 출근했는지를 알려달라거나, 삼성생명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 앰버 해리스의 한국 귀화가 무산된 원인까지 물었다고 한다. 인사청문회의 본래 취지보다는 흠집 내기 또는 신상 털기 용도에 헛심을 쓰고 있는 게 아니냐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올 만하다.
가뜩이나 WKBL은 여자프로농구 활성화에 기여했던 여권 실세 총재가 물러나면서 빈자리를 메울 적임자 물색에 애를 태우고 있다. 다음 주 6개 구단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계획인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WKBL은 9월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대표팀 지원과 시즌 준비 등에도 공을 들여야 한다. 하지만 우선은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할 처지가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