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자 테니스 스타의 출현을 기다린 팬들이라면 올해 윔블던을 흥미롭게 지켜봤을 것 같다. 5일(현지 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6위 페트라 크비토바(24·체코)는 세계 13위 유지니 부샤드(20·캐나다)를 55분 만에 2-0(6-3, 6-0)으로 완파했다. 크비토바는 2011년 윔블던 우승 후 주춤거리다 3년 만에 트로피를 안으며 176만 파운드(약 30억 원)의 상금을 받았다. 크비토바는 1980년대 테니스 여왕으로 군림했던 같은 체코 출신인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의 후계자로 인정받게 됐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자신의 우상 나브라틸로바와 같은 왼손잡이인 크비토바는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를 때까지 단 한 세트만 내주며 잔디 코트를 지배했다. 최고 시속 181km의 강력한 서브로 부샤드의 빠른 발을 무력화했다.
캐나다 출신으로 남녀를 통틀어 최초의 메이저 챔피언을 노렸던 부샤드는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제2의 마리야 샤라포바’로 입지를 굳혔다. 대회 기간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의 표지에 자주 등장한 부샤드는 최고의 상품성을 지녔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신인상 출신인 두 선수는 이날 메이저 대회 사상 첫 1990년대생끼리의 결승 격돌로도 화제를 뿌렸다.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크비토바는 4위에 오르게 됐다. 올해 초까지 세계 32위였던 부샤드는 그동안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유일하게 모두 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둔 데 힘입어 7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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