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코비치 우승…황제 페더러와 풀세트 혈전끝 3-2 신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7일 11시 35분


노박 조코비치(27·세르비아·세계랭킹 2위)가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3·스위스·세계랭킹 4위)를 힘겹게 꺾고 최고 권위의 윔블던 테니스대회 정상에 섰다.

조코비치는 6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페더러를 3-2(6<7>-7 6-4 7-6<4> 5-7 6-4)로 꺾었다.

3시간55분에 걸친 혈전 끝에 승리를 챙긴 조코비치는 2011년 이후 3년 만에 윔블던 남자 단식 정상을 탈환했다. 개인통산 두 번째로 윔블던 정상에 선 조코비치는 개인통산 7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맛봤다.

이번 우승으로 남자프로테니스(ATP) 랭킹 포인트 2000점을 챙긴 조코비치는 다음주 발표될 ATP 세계랭킹에서 라파엘 나달(28·스페인)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지난해 9월 30일 이후 9개월만에 세계랭킹 1위 등극이다. 나달은 이 대회 16강전에서 랭킹 144위의 19세 신예 닉 키르기오스에게 덜미가 잡혔다.

조코비치는 이날 승리로 페더러와의 상대전적에서도 17승18패로 따라붙게 됐다.

테니스 선수로는 황혼기에 접어든 페더러는 무려 29개의 서브에이스를 뽑아내며 '노익장'을 과시했으나 결국 막판 체력 부족을 극복하지 못하고 대기록 작성에 실패했다. 페더러는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으면 윔블던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될 수 있었지만 기회를 내년으로 미뤘다. 윔블던에서만 7차례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윌리엄 랜쇼(영국), 피트 샘프라스(미국)와 함께 윔블던 역대 최다 우승 공동 1위에 올라있다.

페더러는 오픈 시대(Open Era) 이후 최고령 윔블던 우승자라는 역사도 노렸지만 조코비치에 막혀 물거품이 됐다.

페더러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12년 윔블던이 마지막이다.

경기 초반부터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1세트에서 페더러와 조코비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잘 지키면서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접전이 이어졌으나 페더러가 9-7로 가져오면서 1세트를 따냈다.

조코비치는 2세트에서 게임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 내리 2게임을 가져와 흐름을 잡았다. 페더러가 강력한 서브를 앞세워 게임스코어 4-5까지 추격했으나 조코비치는 듀스 접전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2세트를 수확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3세트에서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맞섰다.

페더러가 9번째 게임에서 서브에이스 4개를 잇달아 터뜨리는 등 강력한 서브를 뽐냈으나 조코비치는 날카로운 포핸드 크로스샷과 스피드로 응수했다.

결국 3세트도 타이브레이크에 돌입했다.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가 4-3으로 조금 앞선 가운데 페더러의 어이없는 포핸드 실책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조코비치 쪽으로 넘어갔다. 조코비치는 흐름을 놓치지 않고 3세트를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4세트에서 조코비치는 게임스코어 1-1로 맞선 상황에 듀스 끝에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세를 살렸다.

페더러가 이어진 조코비치의 서브게임을 가져오며 맞서자 조코비치는 다시 페더러의 서브게임을 수확하며 게임스코어 4-2로 앞섰다.

하지만 페더러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내리 두 게임을 따낸 페더러는 두 차례 듀스 접전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 5-5로 따라붙었다.

페더러는 더블폴트를 저지른 후 백핸드샷은 넘기지 못해 조코비치에 매치포인트를 내주며 몰렸다. 하지만 챌린저를 통해 서브에이스를 인정받아 듀스로 몰고간 페더러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따냈다.

마음이 급해진 조코비치가 계속해서 실수를 저지르면서 페더러는 두 게임을 가져와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5세트에서도 우승자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한 치 양보 없는 승부가 펼쳐졌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각자의 서브게임을 듀스 끝에 지키며 게임스코어 4-4로 맞섰다.

하지만 5세트 9번째 게임에서 페더러가 쉬운 스매시를 실수하면서 흐름이 조코비치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 내리 두 포인트를 따내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킨 조코비치는 페더러가 잇따라 백핸드샷을 실수하면서 승리를 눈 앞에 뒀다.

페더러가 포핸드샷이 코트를 벗어나면서 매치포인트 기회를 잡은 조코비치는 페더러의 백핸드샷이 네트에 걸려 길었던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조코비치는 우승이 확정되자 두 팔을 번쩍 들고 기쁨을 만끽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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