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농구 사랑 이어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8일 03시 00분


故정주영회장 막냇동생 정상영회장, 아시아 퍼시픽 대학대회 2억 지원

10일까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의 타이틀 스폰서는 KCC다. 한국의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동국대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중국 필리핀의 대학 농구팀이 출전한 이 대회는 개막 직전까지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불황 속에서 주목도가 떨어지는 아마추어 농구대회를 후원할 마땅한 기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 대한농구협회는 10곳에 가까운 국내 기업과 접촉했지만 돌아온 건 모두 “어렵다”는 대답뿐이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78·사진)이 선뜻 2억 원을 지원하면서 모처럼 국제 농구대회가 국내에서 열리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6일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며 관심을 기울였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으로 농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형님의 유지를 받들고 있다. “농구는 쉬는 사람 하나 없이 다섯 명이 모두 열심히 뛰기에 마음에 든다”는 게 현대 가문의 농구 예찬론이었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모기업의 경영난에 허덕이던 프로농구 현대를 인수해 KCC를 명문 구단으로 올려놓았다. KCC가 현대 시절 2회를 포함해 프로농구에서 5차례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의 극진한 지원 덕분이었다. 5년 전부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까 싶어 경기장을 찾지 않고 있는 정 명예회장은 농구 시즌 때는 어디에 있든 KCC 농구 경기를 시청하며 선수 컨디션까지 꼼꼼히 챙겼다. 코치 출신이나 은퇴 선수를 일반직원으로 채용해 코트에서 신선한 화제가 됐다. 팔순을 바라보는 정 명예회장의 각별한 농구 사랑이 다른 구단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아시아 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KCC#정상영#스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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