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의 타이틀 스폰서는 KCC다. 한국의 고려대 연세대 경희대 동국대를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중국 필리핀의 대학 농구팀이 출전한 이 대회는 개막 직전까지도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불황 속에서 주목도가 떨어지는 아마추어 농구대회를 후원할 마땅한 기업을 찾지 못했기 때문. 대한농구협회는 10곳에 가까운 국내 기업과 접촉했지만 돌아온 건 모두 “어렵다”는 대답뿐이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78·사진)이 선뜻 2억 원을 지원하면서 모처럼 국제 농구대회가 국내에서 열리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6일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전하며 관심을 기울였다.
정 명예회장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막냇동생으로 농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형님의 유지를 받들고 있다. “농구는 쉬는 사람 하나 없이 다섯 명이 모두 열심히 뛰기에 마음에 든다”는 게 현대 가문의 농구 예찬론이었다.
정상영 명예회장은 모기업의 경영난에 허덕이던 프로농구 현대를 인수해 KCC를 명문 구단으로 올려놓았다. KCC가 현대 시절 2회를 포함해 프로농구에서 5차례 플레이오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오너의 극진한 지원 덕분이었다. 5년 전부터 선수들에게 부담을 줄까 싶어 경기장을 찾지 않고 있는 정 명예회장은 농구 시즌 때는 어디에 있든 KCC 농구 경기를 시청하며 선수 컨디션까지 꼼꼼히 챙겼다. 코치 출신이나 은퇴 선수를 일반직원으로 채용해 코트에서 신선한 화제가 됐다. 팔순을 바라보는 정 명예회장의 각별한 농구 사랑이 다른 구단에는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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