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대 엔리코 모레티 경제학 교수는 '직업의 지리학'이라는 저서에서 "물리적 위치에 따라 받는 연봉이나 보수가 달라진다"고 했다. 개인의 능력에 따라 공평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세상은 아니라는 얘기다.
월드컵에 출전한 32개국 선수들도 비슷하다. 물론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겠지만, 축구 랭킹이 높은 국가 출신이나 국민 소득이 높은 국가의 프로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더 높게 가치를 평가 받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돈을 받는 대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20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는 잉글랜드의 웨인 루니는 부진 속에 팀의 16강 탈락을 지켜봤다. 260억 원대의 연봉을 받는 포르투갈의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일찌감치 보따리를 쌌다. 슈퍼스타들 중에서는 280억 원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팀을 4강으로 이끌며 몸값에 걸 맞는 활약을 하고 있다.
반면 연봉에 비해 기대 이상의 대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있다. 연봉 18억 원 정도로 알려진 에콰도르의 엔네르 발렌시아는 이번 월드컵에서 3골을 넣는 맹활약을 펼쳤다. 연봉 4억 원 수준인 코스타리카의 수비수 마이클 우마냐도 코스타리카 돌풍에 한몫했다. 한국의 이근호는 군인신분으로 연봉 178만 8000원에 불과했지만 러시아 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렸다.
연봉 30억 원 이상을 받는 고액 감독 중에서는 브라질의 스콜라리(41억 원)와 네덜란드 루이스 판할 감독(37억 원)만이 '밥값'을 했다.
16강 문턱도 못 올라간 스페인 델 보스케(35억 원), 잉글랜드 로이 호지슨(61억 원), 이탈리아 프란델리 감독(44억 원)은 자신의 연봉을 남한테 쉽게 밝히기 어려울 정도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감독 중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117억 원)은 16강 탈락 '참사' 로 '세금 도둑'으로 몰린데다 러시아 의회에까지 불려나가 청문회에 서야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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