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5일 쉬고 한화전 출격 25호 홈런 포함 3안타 4타점 3득점 홈런 1위 박병호에 4개차로 맹추격
강정호(27·넥센)가 돌아오자 넥센 타선도 폭발했다. 5일 만에 다시 야구장 전광판에 이름을 올린 강정호가 기다렸다는 듯 실력발휘를 했다. 17-3 대승의 발판을 놓고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강정호는 4일 목동 KIA전을 앞두고 315일 만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3일 경기에서 스윙을 하다 허리 근육통을 느낀 게 원인이었다. 강정호는 넥센 부동의 주전 유격수. 그러나 4일은 물론이거니와 5일과 6일에도 그라운드에서 보이지 않았다. 아예 일찍 야구장에서 퇴근해 푹 쉬었다. “지쳤을 때 무리하게 뛰다 더 큰 부상이 올 수도 있다. 이럴 때는 그냥 무조건 쉬는 게 낫다”는 염경엽 감독의 지론 덕분이다. 8일 청주 한화전에서도 타격과 수비 훈련을 동시에 소화하며 몸 상태를 점검한 뒤 비로소 출장을 결정했다. 강정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신중하게 허리 상태를 살폈다.
그 휴식의 효과가 그라운드에서 곧바로 나타났다. 사흘 결장하기 전에도 무서운 페이스를 자랑했던 강정호는 1회 복귀 첫 타석부터 폭발했다. 한화 선발투수 송창현이 2사 후 두 타자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며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강정호는 볼카운트 1B-0S에서 송창현의 2구째 바깥쪽 높은 직구(136km)를 걷어 올려 청주구장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 결승 3점홈런을 때려냈다. 청주구장은 한가운데 펜스까지 거리가 110m로 다른 구장보다 짧다. 강정호의 시즌 25번째 홈런이 바로 그 담장을 넘겼으니, 기분 좋은 행운까지 겹친 셈이다. 이 홈런으로 넥센은 기선을 제압했고, 강정호도 홈런 1위 박병호(넥센·29개)와의 격차를 4개까지 좁혔다.
강정호는 그 후에도 쉬지 않았다. 4-1로 앞선 3회 1사 2루서 좌익선상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또 한 점을 보탰고, 넥센 타선의 맹폭과 함께 타자일순한 2사 1루에서는 다시 한 이닝에만 두 번째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 기회를 이어가고 득점까지 올렸다. 4타수 3안타 4타점 3득점. 게다가 안타 세 개 모두 장타였다.
강정호는 올해 처음 선수들이 직접 뽑은 올스타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194표)의 영광을 안았다. 팬들이 선정한 올스타 베스트10에서도 당연히 웨스턴리그 유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현재 모두가 인정하는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라는 의미다. 강정호는 경기 후 “허리가 아플 때 코칭스태프의 배려로 3일을 푹 쉰 것이 좋은 타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 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자신감 있는 타격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부상이다. 이번 기회에 그 부분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으로도 중심타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