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짓궂은 날씨에 선수단 마음은 싱숭생숭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7월 10일 06시 40분


김상수. 스포츠동아DB
김상수. 스포츠동아DB
“마치 괌 날씨 같네요.”

삼성 김상수(24)는 9일 대구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앉아 무심히 하늘을 쳐다봤다. 타격과 수비훈련을 모두 소화한 뒤였다. 이날은 태풍 너구리의 북상으로 오후 3시부터 비 예보가 있었다. 아침 일찍 한 차례 비가 쏟아진 터라 언제든 비가 내릴 상황이었다.

내심 우천순연을 기다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빠듯한 일정에 하루쯤 쉬는 것도 컨디션 관리에 나쁘지 않다. 더욱이 김상수는 8일 경기에서 자신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고 쓰러져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안 좋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괜찮다”고 했다.

날씨는 지독할 만큼 짓궂었다. 김상수는 1~2월 약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던 괌을 떠올렸다. 그는 “괌 날씨가 꼭 오늘 같다. 잔뜩 흐리고 날은 덥고 습도는 무척이나 높다.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햇빛이 쏟아진다”고 말했다. 훈련 중 스프링클러를 틀어놓은 것 같은 가랑비가 흩뿌리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저게 비냐”고 웃기도 했다.

롯데 김시진 감독도 변덕스러운 날씨를 화제로 삼았다. 그는 아침부터 기상청 누리집을 찾아가 일기예보를 봤다. 아침식사를 하러 호텔 식당으로 나섰는데 마침 비가 오는 것이었다. 경기시간 비가 올지 안 올지 여부부터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잠깐 오침을 하고 일어났더니 “비는커녕 햇빛만 쨍쨍하게 내리쬈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6일 사직 SK전에서 비가 내리면서 월요일 경기를 했다. 휴식일이 사라지고 졸지에 7연전이 됐다. 그는 “날씨가 한번 쯤 도와주나 했더니…”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대구|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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