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7월 11일 ML 데뷔전 승리투
통산 94승 46패 평균자책 2.28… 월드시리즈 29이닝 연속 무실점
이 투수가 ‘714홈런’ 베이브 루스
19세이던 조지는 100년 전 오늘(11일) 보스턴 레드삭스 유니폼을 입고 펜웨이파크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습니다. 그는 생애 첫 선발 경기에서 클리블랜드 타선을 7이닝 2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데뷔 첫해 성적은 2승 1패. 이듬해에는 선발 로테이션을 꿰차며 18승 8패, 평균자책점 2.44를 기록했습니다.
3년차였던 1916년에는 23승 12패를 거두며 평균자책점(1.75) 리그 1위에 올랐습니다. 만 21세 이전에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건 조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이해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조지는 혼자 14이닝을 던지며 승리투수가 됐습니다. 지금까지 월드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게임을 통틀어 14이닝 완투승을 거둔 투수는 조지뿐입니다. 레드삭스는 월드시리즈 2연패에 성공했습니다.
1917년 조지는 326과 3분의 1 이닝을 소화하며 24승 13패를 기록했습니다. 1918년 조지는 투수로 20게임밖에 출장하지 않았고 13승 7패, 평균자책점 2.22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그 대신 월드시리즈에서 2승을 거뒀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월드시리즈 등판이었죠. 조지가 월드시리즈에서 기록한 29와 3분의 2 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은 43년이 지나서야 깨졌습니다. 그의 통산 월드시리즈 성적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87입니다.
그러나 1919년 9승에 그친 그는 1920년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습니다. 조지는 양키스에서 1934년까지 뛰었지만 마운드에 오른 건 총 5경기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5경기 모두 이겼습니다. 조지는 결국 94승 46패, 평균자책점 2.28로 투수 경력을 마감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10시즌 이상 투수로 나서 모두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두 명밖에 없습니다. 한 명은 앤디 페티트(42), 또 한 명은 이 글의 주인공인 조지 허먼 “베이브” 루스(1895∼1948·사진)입니다. 루스라는 성(姓)을 여태 숨긴 이유는 10일(현지 시간)까지 메이저리그에 단 한 경기라도 나선 1만8306명 중 이 성을 쓴 선수는 베이브 루스 혼자뿐이기 때문입니다.
투수였을 때부터 루스는 홈런 타자였습니다. 1918년 리그 최다인 11홈런을 쏘아 올렸으니까요. 타격에 집중하기 시작한 1919년에는 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29개로 바꿔 놓았습니다. 1920년에는 홈런 54개를 날렸습니다. 한 시즌이 지날 때마다 리그 최다 홈런 기록을 두 배로 늘린 셈입니다. 1920년 홈런 2위 조지 시슬러의 홈런 수는 19개였습니다. 양키스를 제외하면 필라델피아만 루스보다 ‘팀홈런’이 많았습니다.
그 뒤로 통산 714개의 홈런을 날린 루스의 일대기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병원에 입원한 열 한 살짜리 꼬마 팬에게 홈런을 약속하고, 시카고 컵스 안방구장 리글리필드에서 ‘예고 홈런’을 날렸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야기의 주인공이죠. 그러나 그가 얼마나 대단한 투수였는지를 알고 있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데뷔 초반 127경기에 모두 투수로 나섰다는 사실도 말입니다. 레드삭스 시절 팀 동료였던 해리 후퍼는 투타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루스를 한마디로 정의합니다. “그는 투구를 좋아했지만 타격은 사랑했다.”
그렇게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는 100년 전 오늘 투수로 데뷔했습니다. 이날 마운드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친 것과 달리 루스는 타석에서는 2타수 무안타였고, 데뷔 첫 타석은 삼진이었습니다. 은퇴 직전 마지막 타석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