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근우(32)가 취재진을 보자 짐짓 뒷걸음질 쳤다. 평소 덕아웃에서 말도 많고 활발하기로 소문난 정근우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그는 13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사실 요즘 내가 잘 못하는 것 같아서 했던 말이다. 3할을 꼭 치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얼마 전에는 구단 홍보관계자에게 “3할로 올라설 때까지 인터뷰는 정중히 사절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단다. 그런데 그 다음이 재미있다. 곧바로 “지금 혹시 인터뷰 요청 들어온 게 있느냐”고 묻자 홍보관계자가 “하나도 없다”고 대답했다. 정근우는 당당하게 “그래서 내가 안 한다고 한 거다”라며 응수했다.
물론 농담 섞인 선언이었지만, 그 안에는 ‘3할타율’에 대한 진심이 있다. 정근우는 SK 시절이던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연속 3할을 기록했다. 특히 2009년에는 0.350이라는 높은 타율로 정점을 찍었다. 2011년에도 타율 0.307로 3할을 유지했지만, 정근우는 “당시에는 규정타석 미달(부상으로 90경기에만 출전)이라 2010년까지로 보는 게 맞다”고 했다.
올 시즌 성적도 나쁘지는 않다. 팀의 75경기에 모두 나가 타율 0.287, 33타점, 54득점, 1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불안한 수비로 유명했던 한화 내야가 정근우의 입단 후 한결 안정을 찾았다.
그래도 정근우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 그는 “득점권에서 잘 못 쳤던 게 마음에 걸린다. 꾸준히 내 페이스대로 가면 좋은데, 한 게임은 잘 맞고, 한 게임은 잘 안 맞으니 나도 정말 답답해 죽겠다”며 “전 구단 2루수 가운데 올 시즌에 내가 가장 못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지 올해는 꼭 다시 3할타율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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