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대량실점…전반기 3.44 마감 “방어율 낮추면 승리 저절로 따라올것 휴식기? 불펜피칭으로 몸 상태 점검”
“방어율을 낮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천신만고 끝에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지만 류현진(27·LA 다저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14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전반기 최종전에서 6이닝 동안 시즌 최다인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시즌 방어율은 여전히 3점대 중반(3.44)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1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류현진은 시즌 5번째 패배를 당했다는 것보다 방어율이 3.08에서 3.65로 껑충 치솟은 것을 아쉬워했던 터였다.
이날 경기 후 후반기 목표를 묻는 질문에 류현진은 “방어율 관리를 잘 하고 싶다. 꾸준히 방어율을 떨어뜨리다 보면 승리는 자연히 따르게 될 것”이라며 “3.1 이하까지 방어율을 끌어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점대 방어율이 진정한 목표라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 늘 승수보다는 방어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인 류현진은 지난 시즌에도 막판 부진으로 2점대 방어율이 무너지고 3.00으로 마친 것을 굉장히 아쉬워 한 바 있다.
지난해에 비해 들쭉날쭉한 성적이 나는 것에 대해서는 “스피드 변화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류현진은 경기 내내 시속 93마일(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뿌리며 상대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직구의 위력이 살아나자 꿈틀거리며 들어오는 변화구에 파드리스 타자들의 방망이가 연신 헛돌았다. 지난해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수립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에 2개가 부족한 10개를 기록했다. 생애 두 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이었다.
특히 오른쪽 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시속 80마일대 후반의 빠른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직구와 거의 비슷한 속도로 오다 살짝 휘어지는 볼에 상대 타자들이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류현진은 샌디에이고의 ‘천적’임을 다시 확인시켰다. 메이저리그 데뷔 후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총 4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의 전적을 올렸고, 25.1이닝을 던지면서 2실점을 기록해 방어율을 0.71로 낮췄다.
일주일 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스케줄을 묻자 “최선을 다해 미친 듯이 쉴 것”이라며 너스레를 떤 류현진은 이내 표정을 바꿔 “세인트루이스에서 불펜피칭으로 몸 상태를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자릿수 승리 달성이라는 1차 목표를 이룬 류현진의 머리 속에는 온통 2점대 방어율만 가득 찬 것으로 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