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천재’ 리오넬 메시(27·FC바르셀로나·사진)의 월드컵 우승 꿈이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골든볼(최우수선수상)로도 달랠 수 없는 허전함이 그를 압도했다.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는 14일(한국시간)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경기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독일에 0-1로 석패했다. 아르헨티나는 연장 후반 8분 독일 마리오 괴체(22·바이에른 뮌헨)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월드컵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2006독일월드컵과 2010남아공월드컵에서 기대이하의 플레이로 아르헨티나 국민의 실망을 샀던 메시는 이번 대회에선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과 16강전 어스시트 등 총 4골·1도움을 몰아치며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비록 8강전부터는 골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그의 존재만으로도 상대국은 적잖은 수비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월드컵 우승 꿈이 가까워지는 듯했다.
어느 때보다 우승 의지가 높았기 때문일까. 결승전 패배 후 메시의 표정에선 실망감이 짙게 배어나왔다. 그는 이번 월드컵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시상식 때 그의 얼굴에선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준우승 메달을 받은 뒤에는 곧바로 목에 걸려있던 메달을 빼 손에 쥐고 어두운 안색으로 단상을 내려왔다.
아르헨티나는 1990이탈리아월드컵 결승에서도 독일(당시 서독)에 0-1로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4)는 당시 아쉬움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번 패배로 메시는 24년 전 마라도나의 한을 풀지 못한 동시에 자신의 꿈도 다음 월드컵으로 미루게 됐다. 메시는 “개인상(골든볼)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난 월드컵 우승을 이루고 싶었다. 아르헨티나 국민에게 기쁨을 가져다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몹시 실망스러운 속내를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