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사진)이 전반기를 10승으로 마감했다. 역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국내 투수로는 가장 빠르게 18경기 만에 10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통산 한 시즌 5차례 10승 이상을 올렸던 박찬호는 전반기에 한 번도 10승을 작성하지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전반기에는 7승 3패 평균자책점 3.09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14일(한국 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물방망이 샌디에이고 타선을 맞아 6이닝 동안 단 2피안타에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삼진(10개)을 낚으며 승리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3.44로 낮아졌다. 이틀 연속 1-0 완봉승을 거둔 다저스는 54승 43패로 내셔널리그 승률 1위로 전반기를 끝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반을 지낸 류현진의 두드러진 특징은 안정감과 두 경기 연속 부진이 없다는 점이다. 경기 후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은 연속으로 부진했던 적이 없다. 디트로이트전에서 부진했으나 오늘 경기에서는 회복될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당일 컨디션은 1회 직구 스피드로 짐작이 가능하다. 147km(92마일) 이상의 구속이 전광판에 찍히면 퀄리티스타트는 물론이고 무실점도 기대하게 한다. 이날 1회초 톱타자 크리스 드노피아에게 던진 초구가 147km였다. 더구나 다저스 코칭스태프는 커트패스트볼로 부르고 류현진은 빠른 슬라이더라고 하는 구종이 1회부터 위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전에서 체인지업이 안타로 이어졌던 것을 의식해서인지 이날은 초반에 체인지업을 거의 구사하지 않았다. 5회부터 간간이 체인지업을 섞어서 던졌다. 류현진은 보통 직구-체인지업 순으로 피칭 빈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이날은 빠른 슬라이더가 직구 다음으로 높은 빈도수를 보였다. 플라이볼은 6회 체이스 헤들리가 유일했다. 투수는 땅볼 타구 유도가 유리하다. 장타 허용도 적다. 이날 땅볼은 7개를 기록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정말 좋았다. 볼은 예리했고 로케이션, 변화구 등이 좋았다. 슬라이더도 아주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6회말 1사 1, 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의 좌중간 적시타로 간신히 0의 균형을 깼다. 7회초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을 브랜던 리그로 교체했다. 이때까지의 구위를 감안했을 때 다소 의외였다. 투구 수도 92개(스트라이크 62개)에 불과했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이 지쳐 보여서 투수를 바꿨다”고 말했지만 류현진은 “7회에도 던지려고 했으나 점수를 뽑아서 감독이 교체한 것 같다”고 했다. 다저스 마무리 켄리 얀선은 9회 1사 1, 3루 실점 위기에서 강속구로 연속 삼진을 낚아 류현진의 전반기 10승을 지켜줬다. 다저스는 전반기에만 클레이턴 커쇼(11승 2패), 잭 그링키(11승 5패), 류현진(10승 5패) 등 3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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