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전 11승 안긴 류현진 신무기
시속 140km이상 날아오다 꺾여… 오른손타자 일색 상대 꼼짝 못해
7이닝 2실점 팀내 다승 공동선두
왼손 투수 류현진(27·LA 다저스)을 상대하기 위해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극단적인 라인업을 짰다. 15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왼손 타자 페드로 알바레스를 포함해 모든 왼손 타자를 빼고 1∼9번을 오른손 타자로만 채운 것이다. 전날까지 피츠버그를 상대로 2승 무패를 기록하던 류현진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그러나 신무기를 장착한 류현진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한 단계 진화한 괴물 류현진이 22일(한국 시간) 미국 PNC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와의 방문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5안타 2점으로 묶고 시즌 11승(5패)째를 수확했다. 이날의 결정구는 140km를 훌쩍 뛰어넘는 고속 슬라이더였다. 류현진은 올 초까지 4개의 구종(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 중 오른손 타자들한테 특히 효과적이었던 구종은 체인지업이었다. 직구처럼 날아오다 오른쪽 타자 바깥쪽으로 휘면서 떨어지는 이 공은 헛스윙이나 땅볼을 유도하는 데 적격이었다.
그런데 류현진은 전반기 막판부터 오른손 타자 몸 쪽으로 파고드는 고속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다. 스피드나 꺾이는 각도로 보면 컷 패스트볼로 분류할 수 있다. 류현진 스스로는 “이 공은 슬라이더”라고 말한다.
1회 3번 타자 앤드루 매커천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게 이 공이었다. 2회 선두 타자 개비 산체스와 러셀 마틴도 이 공에 헛스윙으로 물러났다. 컷 패스트볼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마리아노 리베라(전 뉴욕 양키스)의 주무기였다. 류현진은 4회 연속 3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지만 이후부터는 커브와 체인지업 등으로 볼 배합을 바꿔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다저스는 이날 5-2로 승리했다.
후반기 첫 등판부터 기분 좋은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클레이턴 커쇼(11승 2패), 잭 그링키(11승 6패) 등과 함께 팀 내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12승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와 알프레도 시몬(신시내티)에도 1승 차로 다가서며 다승왕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새 구종이 아주 좋다. 헛스윙 삼진을 잡는 데 효과적이다. 앞으로도 자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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