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선거인단 수백명으로” 엘리트 - 생활축구 통합 추진
추구하는 방향 달라 성공 불투명… 장기적으로는 1종목 1단체로
대한민국 스포츠 시스템이 완전히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계와 손잡고 ‘엘리트 축구’와 ‘생활 축구’를 통합하기로 했다. 시작은 축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엘리트 체육을 관장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이끌고 있는 국민생활체육회를 통합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상일 문체부 체육국장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국축구 혁신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해 엘리트 축구와 생활 축구를 통합하는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대한축구협회(회장 정몽규)와 국민생활체육전국축구연합회(회장 김휘)가 통합에 합의해 실무를 위한 TF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 국장은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예선 탈락과 국내 프로축구 리그의 경쟁력 저하, 국민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축구행정 등 한국축구가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축구의 중흥을 위해 전문가와 축구 관련 단체들이 모두 참여해 혁신 방안을 논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는 기회다. 한국축구가 재도약하는 계기로 삼겠다. 그동안 엘리트와 생활 축구의 통합 얘기가 많이 나왔는데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번에 정부가 함께 하지만 강압적인 것이 아니라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정몽규 회장과 김휘 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양재완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최순호 축구협회 부회장, 이용수 협회 기술위원장(세종대 교수), 한웅수 프로연맹 사무총장 등이 모두 참석해 통합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우 국장은 “장기적으로 야구와 농구, 배구 등 다른 종목도 ‘1종목 1단체’ 시스템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스포츠는 엘리트와 생활 스포츠가 분리 운영되고 있어 많은 문제점을 낳고 있었다. 컨트롤타워가 2개이다 보니 서로 간의 알력 등으로 업무 협조가 잘 안 됐다. 통합이 된다면 더 효율적인 행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하지만 선수 양성이 목적인 엘리트 축구와 즐기는 생활 축구가 가는 방향이 달라 통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장 선출과 주도권 다툼 등 난제도 많다. 한 체육행정 전문가는 “일대일 통합이 아닌 생활축구연합회가 축구협회 산하 연맹으로 들어가는 방식일 것이다. 그래야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또 협회 산하 연맹과 각 시도협회 회장 등 25명의 선거인단이 투표하는 축구협회 회장 선거 방식도 바꾼다. 소수가 뽑다 보니 축구계 전반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고 금전이 오가는 등 ‘부정’이 이뤄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회장 선거에 축구인 수백 명이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또 진정한 프로화를 위해 구단별 관중 증가율과 경영 고시제도 등을 도입해 구단 실적의 정확한 평가를 통한 스포츠토토 지원금의 차등 지원 방안도 마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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