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1시즌 MVP와 올스타전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획득했던 황연주는 27일 2014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MVP에 오르며 정대영(도로공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MVP 그랜드슬램 대기록을 달성했다. 2014 KOVO컵에서 기자단 투표 28표 가운데 25표(기권 3표)를 얻어 사실상 만장일치로 영예를 차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이후 바닥을 모르는 부진에 빠져 2시즌 동안 존재감이 사라져가던 그였다. “28세의 나이를 봤을 때 이제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나 황연주는 다시 살아났다. 독하게 운동했다. 힘든 웨이트 트레이닝에 매달렸다. “죽기보다 싫었지만 이것 한 번 더하면 내 무릎이 아프지 않아진다. 선수생활을 1년 더 할 수 있다”고 스스로 되새기며 바벨을 잡았다고 했다.
그 결과 체중은 변함없지만 탄탄해진 근육으로 몸은 슬림해졌다. 더 중요한 것은 많이 점프해도 아픈 곳이 없었다. 양효진의 대표팀 차출로 어차피 KOVO컵에서는 자신에게 올라오는 공이 많을 수밖에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더욱 많이 때리려고 노력했다. 높아진 점유율과 공격가담은 황연주의 공격본능을 예리하게 가다듬었고 다른 근육까지 탄탄하게 해줬다. 조준범 전력분석관은 “전보다 점프가 높아진 것은 아니지만 연습 때부터 많이 때리면서 공격의 감각을 찾았고 더 강해진 것이 고득점의 비결”이라고 했다.
황연주는 “우승해서 기쁘다. 이번 상은 내게 자신감을 되찾게 해준 계기가 될 것 같다. 그동안 주위에서 계속 기량이 떨어졌다고 했고 공격빈도가 줄어들면서 내 스스로 공격 때마다 생각이 많아졌다. 긴장도 더 했다. 이번에 내게 많은 공을 올려준 세터 염혜선이 가장 고맙다. 이제 남은 과제는 리시브다. 새 외국인선수와 양효진이 대표팀에서 돌아오면 시즌 때는 리시브를 해야 한다. 배구는 6명이 하는 경기다. 혼자만의 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