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직원 사욕 채울땐 축구인노조서 강력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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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택 초대위원장-송영대 사무총장

한국축구인노조 초대 위원장인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왼쪽)과 송영대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국축구인노조 초대 위원장인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왼쪽)과 송영대 사무총장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그동안 한국 축구계가 축구 발전을 실질적으로 이끈 축구인들의 권리를 좌시한 측면이 있다. 지금부터라도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야 한국 축구의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다.”

한국축구인노조(이하 축구인노조)의 초대 위원장을 맡은 이회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68)과 실무를 이끌게 된 송영대 사무총장(56)은 축구 지도자들의 기본권을 강조했다. 축구인노조는 20일 설립 신고증을 교부받아 국내 처음으로 체육지도자 노조가 출범하게 됐다. 프로야구에 선수협의회가 있기는 하지만 노조는 아니다. 축구인노조는 다음 달 28일 정식 출범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간다. 신고필증을 직접 전달받은 25일 이 위원장과 송 총장을 서울 효창운동장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 위원장은 1960년대 특급 골잡이 출신으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감독을 지낸 한국 축구의 전설이다. 송 총장은 서울체고 축구부 출신으로 서울대를 졸업하고 서울체고, 용인 FC 등에서 주로 중고교 팀을 지도한 현장의 산증인이다.

이 위원장은 “축구협회 부회장을 했던 내가 어떻게 노조 위원장을 맡겠나. 계속 고사했는데 후배들과 제자들의 고민과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승낙했다. 난 기본적인 틀만 잡아주고 바로 떠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아직도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초중고교 등 학원 축구 지도자들의 절대다수는 학부모가 낸 회비로 월급을 받다 보니 부작용이 많았다. 성적에 급급할 수밖에 없고 해고되더라도 하소연할 곳도 없다. 축구인노조가 탄생한 배경이다.

송 총장은 “지도자들이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해결책을 내놓는 등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축구 발전이다. 지도자들이 안정돼야 축구 발전도 꾀할 수 있다. 일부에서 우려하듯 축구협회와 각을 세우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축구협회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지나치게 높은 대우를 받으면서도 축구 발전보다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태를 보일 땐 축구인들이 단결해 제동을 걸 것이다. 축구인들이 땀 흘려 번 돈을 헛되게 쓰게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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