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껏 야구하게 된 원동中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7일 03시 00분


대통령기 2년 연속 우승했지만 양산 고교팀 없어 3학년은 전학
市, 2015년 물금고팀 창단하기로

2014년 8월 7일자 A23면 보도.
2014년 8월 7일자 A23면 보도.
드디어 ‘꼴찌들의 반란’이 해피 엔딩으로 끝날 수 있게 됐다. 지역 사회가 똘똘 뭉쳐 야구부 살리기에 나선 결과다.

경남 양산시의 원동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에서 우승했다. 3년 전만 해도 전교생이 21명밖에 되지 않아 폐교 위기에 몰렸던 원동중이지만 이제 당당한 야구 명문교로 자리매김했다. 이 학교에서는 특기생이 아니더라도 전교생 51명이 모두 장비를 갖추고 야구를 한다.

그러나 양산에 야구부가 있는 고교가 없어 3학년 특기생들은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자마자 학교를 떠나야만 했다. 지난해 3학년 선수 6명 중 5명이 우승 직후 학교를 옮겼고, 올해도 7명 중 5명이 이달 말까지 전학 갈 예정이었다.

이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양산시민들이 물밑에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동연 양산시장도 힘을 보탰다. 결국 양산시의 물금고에서 내년에 야구부를 창단하기로 결정했다. 경남도교육청 체육건강과에서는 “물금고에 야구부를 창단하기 위해 현재 학교 대표 운동을 야구로 정하는 진행 절차를 밟고 있다”며 “현재 2학년 학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6년부터 신입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은 “어른들의 무사안일주의 때문에 아이들이 꿈을 잃어서는 안 된다”며 “경북 문경에 있는 글로벌선진학교는 아이들이 영어로 수업을 들으면서도 전국 중학 야구 대회 4강에 오를 만큼 실력이 탄탄하다. 많은 학교에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어른들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대통령기 전국중학야구대회#원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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