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감독 단골… 이유는? 무역대국이라 어디 가도 적응 잘해
현지 문화 존중하고 선수들과 교감… 좋은 성적 ‘히딩크 효과’도 작용
‘히딩크 효과’인가.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 5번째 네덜란드 출신 대표팀 감독이 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을 시작으로 요하네스 본프레러, 딕 아드보카트, 핌 베어벡에 이어 판마르베이크까지 모두 네덜란드 출신이다. ‘하멜 표류기’로 한국을 처음으로 서양에 소개한 헨드릭 하멜부터 한국은 네덜란드 사람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30명의 외국인 감독 중 기준에 맞는 인물을 추리는 과정에서 판마르베이크 감독이 낙점된 것이지 네덜란드 출신이기 때문에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네덜란드 출신이라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스포츠마케팅 업체 포르투나2002의 최범석 대표는 “네덜란드는 예로부터 땅이 작지만 무역에 능해 국제적으로 활약했다. 지금도 어느 나라에 가든 잘 적응한다. 영어와 스페인어 등 언어에도 능통하다. 지도자의 자격 중 기술과 지식만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네덜란드 감독들이 국제적으로 성과를 잘 내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축구로만 따지면 독일 지도자들이 더 뛰어나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보수적이고 고지식하다. 그렇다 보니 적응력이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는 리뉘스 미헐스를 비롯해 아드보카트, 히딩크, 루이스 판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감독이 많다. 미헐스 감독은 1970년대 ‘토털사커’를 만들어 네덜란드 아약스는 물론이고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독일 바이에른 뮌헨과 레버쿠젠 등에서 명성을 떨쳤다. 그의 제자 ‘작은 장군’ 아드보카트 감독도 한국과 세르비아 감독을 지냈다.
김병준 인하대 교수(스포츠심리학)는 “히딩크 감독을 지켜보면 네덜란드의 지도자 교육 시스템이 잘 돼 있는 것 같다. 히딩크 감독은 운동생리학과 스포츠심리학에 능했다. 그의 스태프로 따라온 피지컬트레이너 라이몬트 페르헤이언도 운동생리학 박사였다. 네덜란드 출신 지도자들은 축구 지식에도 해박하지만 스포츠과학을 현장에 잘 접목해 성과를 낸다. 네덜란드식 실리 축구를 잘 한다”고 말했다. 그는 ‘히딩크 효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성적을 너무 잘 내다 보니 우리가 네덜란드 출신에 끌리는 측면도 분명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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