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개발원(KISS)은 국가대표선수들의 훈련 과학화를 통해 경기력 향상에 기여해왔다. KISS의 현장 지원은 세계적 수준이다. 실례로 박태환(25 인천시청)과 양학선(22 한체대)이 한국수영과 체조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KISS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KISS는 안방에서 열리는 2014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금메달 지원 프로젝트를 멈추지 않았다. KISS와 스포츠동아는 12일부터 주 2회씩, 총 10회에 걸쳐 종목별 전망과 스포츠과학 지원 현황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한국, 조직력 앞세워 복식서 줄곧 호성적 최근엔 성지현·이현일 등 단식도 급성장 개인 기술은 물론 전술·심리도 세계 수준
결국 체력서 승부…지구력 향상 등 초점 선수 개인별 지속적 점검·맞춤 훈련 실시 전 종목이 전략종목…인천AG 금맥 캔다
1957년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출범한 뒤로 배드민턴은 한국의 엘리트 경기력 향상에 꾸준히 공헌해왔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전한 1948생모리츠동계올림픽부터 2014소치동계올림픽까지, 동 하계올림픽에서 종목별로 획득한 메달 현황은 <표1>과 같다. 배드민턴은 금 6개, 은 7개, 동 5개 등 총 18개의 메달을 수확해 쇼트트랙, 양궁, 유도, 레슬링, 태권도에 이어 한국의 올림픽 역사상 6번째로 많은 메달을 획득한 핵심종목이다.
● 전통적 강세 종목 혼합복식 외에도 금메달 기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배드민턴은 혼합복식의 신백철(김천시청)-이효정이 금메달을 따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이용대(삼성전기)-이효정이 세계 정상에 오른 이후 혼합복식에서의 강세가 이어졌다. 혼합복식 금 외에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은 1개(남자단체전), 동 4개(남자복식 1개 여자복식 2개 여자단식 1개)를 획득하며 한국의 종합 2위 입상에 이바지했다.
한국배드민턴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혼합복식뿐 아니라 남자복식, 여자단식, 여자복식에서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남자단식도 꾸준히 우승의 문을 두드리는 등 전략종목을 다양화하고 있다.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위해선 ‘세계 최강’ 중국은 물론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과 경쟁해야 한다. 배드민턴은 아시아권 선수들이 세계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종목이다.
그동안 한국배드민턴은 단식보다 복식에서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 단식이 개인기량 싸움이라면 복식에선 협동하는 파트너와의 전략협응 능력이 더 요구된다. 한국선수들의 조직력이 더 발휘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성지현(MG새마을금고), 배연주(KGC인삼공사), 이현일(MG새마을금고), 박성환에 이어 손완호(이상 국군체육부대), 이동근(요넥스) 등 단식 선수들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개인적 역량은 물론 단식에서의 전술, 심리 면에서도 세계적 수준을 따라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4년 8월 현재 세계배드민턴연맹(BWF)에서 제공하고 있는 종목별 세계랭킹을 살펴보면 그 양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남자복식 이용대-유연성(국군체육부대 세계랭킹 2위), 김사랑-김기정(이상 삼성전기 세계랭킹 5위), 여자복식 장예나(김천시청)-김소영(인천국제공항공사 세계랭킹 6위), 정경은(KGC인삼공사)-김하나(삼성전기 세계랭킹 9위), 혼합복식 고성현(국군체육부대)-김하나(세계랭킹 6위), 남자단식 손완호(세계랭킹 7위)와 여자단식 성지현(세계랭킹 5위), 배연주(세계랭킹 6위) 등 8개 팀(또는 선수)이 톱10에 랭크돼 전략종목의 다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 배드민턴대표팀의 체력은 세계적 수준
배드민턴에서도 타종목과 마찬가지로 체격, 체력, 기술능력, 전술능력, 심리기술 등 다양한 조건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선수들의 체격조건은 세계적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배드민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체력 43.8%, 기술 28.2%, 심리 12.7%, 전술 12.5%로 파악돼, 체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윤연길 등 2006). 한국체육과학연구원(1998)의 연구에 따르면, 배드민턴의 기초체력 중요도에서 심폐지구력 20%, 근력, 근지구력, 근파워가 각각 15%, 민첩성 20%, 유연성 10%, 평형성 5%로 심폐지구력과 민첩성이 가장 중요한 체력요인이다. 배드민턴대표선수들의 체력평가 결과는 <표2>와 같다.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결과가 없어 완전한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배드민턴대표팀의 체력은 세계적 수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배드민턴은 서비스포인트가 없는 랠리포인트 경기다. 경기소요시간이 짧게는 20분 내외에서 길게는 60분을 넘는 지구성 경기이다 보니, 근지구력과 심폐지구력이 중요하다. 현재 배드민턴대표팀은 일주일에 2차례 이상 체력훈련시간을 따로 배정해 근력,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민첩성 등 다양한 체력 보강에 힘쓰고 있다.
● 줄어드는 기술적 격차…체력의 중요성 커져
배드민턴에서 주요 경기력 요인으로는 기술을 근간으로 전술, 체력, 심리요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기술은 선수들이 갖춰야 할 가장 기본이면서 핵심적 역량이다. 그러나 기술은 세계적으로 거의 평준화 과정에 있다. 교재나 비디오 영상의 발달이 그 차이를 급격히 줄여주고 있다. 이제는 전술과 체력, 심리가 경기력 수준을 가르는 데 크게 영향을 줄 것이다. 따라서 각국에선 최신 경기영상자료 수집 및 상대선수 경기 분석, 선수 개개인의 체력 발달과 심리훈련 도입, 배드민턴 기술능력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KISS는 배드민턴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적극 협조 속에 체력과 심리에 대한 지원, 경기 분석을 위한 주요 대회 경기영상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특히 배드민턴국가대표와 후보 선수들의 체력 수준을 매년 1∼2회 측정해 개인별 보완사항을 점검한다. 심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 선수들을 선별해 심리상담 등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불안감을 낮추거나 집중력을 높여 경기력 향상에 기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