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슨 등 강자들 제치고 재역전승 메이저 4승·PGA 3대회 연속 우승 “세계적 선수들 제치고 우승 기쁘다“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타이거 우즈(39·미국)의 뒤를 이어 새 ‘골프황제’로 우뚝 섰다.
매킬로이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의 발할라 골프클럽(파71·7458야드)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제96회 PGA 챔피언십(총상금 100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2개로 3언더파 68타를 쳤다. 합계 16언더파 268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필 미켈슨(15언더파 269타)과 리키 파울러, 헨릭 스텐손(이상 14언더파 270타)의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80만달러(약 18억5000만원).
● 4번째 메이저 우승, PGA 3대회 연속 우승
메이저대회 우승은 4번째다. 2011년 US오픈에서 첫 메이저 우승을 경험한 매킬로이는 2012년 PGA 챔피언십, 지난달 디오픈(The Open)을 차례로 석권했다. 그리고 3주 만에 4번째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해만 2개의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수집한 그는 2008년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디오픈-PGA 챔피언십) 이후 6년 만에 한 시즌 메이저 2승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PGA 투어에선 3개 대회 연속 우승행진을 이어갔다. 7월 디오픈에 이어 8월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과 PGA 챔피언십에서 연속 우승했다. 3개 대회에서만 벌어들인 수입은 무려 499만5787달러(약 51억4560만원)다. 4일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매킬로이는 이번 우승으로 더욱 탄탄한 왕좌를 구축했다.
● 미켈슨, 파울러 추격 뿌리치며 ‘황제샷’
매킬로이가 스스로 ‘골프황제’임을 확인시켰다. 짜릿하고 드라마 같은 명승부 속에서 단연 주인공이 됐다. 매킬로이는 3라운드까지 압도적 경기를 펼치며 단독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4라운드 시작과 함께 상황이 돌변했다. 매킬로이의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미켈슨과 파울러(이상 미국), 스텐손(스웨덴)의 추격이 눈부셨다. 9번홀까지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파울러가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3타차 선두로 달아났다.
매킬로이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10번홀(파5·590야드)에서 모든 걸 돌려놓았다. 특유의 장타(4라운드 평균 315.6야드)가 일품이었다. 티샷을 페어웨이에 잘 떨어뜨린 그는 홀까지 281야드를 남기고 3번 우드를 꺼냈다. 1라운드에서 3번 우드로 공략했다가 공이 왼쪽으로 크게 휘어지면서 OB를 냈던 악몽이 떠올랐지만, 같은 실수는 없었다. 그가 친 공은 페어웨이에 떨어진 뒤 그린에 올라갔고 공은 홀 2m에 멈췄다. 매킬로이는 완벽한 이글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단숨에 1타차로 따라붙었다.
이후 재역전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13번홀(파4) 버디로 공동선두, 다시 17번홀(파4) 버디로 리더보드 맨 꼭대기에 이름을 올리며 ‘워너메이커’(PGA 챔피언십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매킬로이는 “역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히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을 뚫고 메이저 우승을 차지해 더 의미가 크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