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1일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여자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24·덴마크)와의 약혼 사실을 알렸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파혼 사실을 알린 건 5월 말이었다. 이미 지인들에게 약혼식 초청장까지 발송된 뒤였다. 매킬로이는 “모든 문제는 내게 있다. 초청장을 보낸 뒤에야 내가 아직 결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못난 남자의 궁색한 변명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남자’가 아닌 ‘골프 선수’ 매킬로이에게 파혼은 최선의 선택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듯싶다. 매킬로이는 파혼 선언 직후인 5월 25일 유럽 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7월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제패했고, 곧이어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또 11일 끝난 다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까지 휩쓸었다.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필 미켈슨이 인정한 것처럼 현재 남자 골프 최강자는 단연 매킬로이다.
최근 세 대회 연속 우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12일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보즈니아키와의 결별이 최근 상승세의 비결임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최근 있었던 일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보즈니아키와 헤어진 뒤 뭘 할 수 있었겠나. 골프 코스에 가거나 헬스장에 다녔다”고 했다. 그는 또 “이전에도 골프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파혼 후 내 모든 것을 골프에 바쳤다. 확실히 효과를 봤고, 앞으로도 지금처럼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매킬로이는 14일 시작되는 PGA 투어 최종전인 윈덤 챔피언십을 건너뛴 뒤 21일 시작되는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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