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없어도 척척 돌아가는 모비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6일 03시 00분


유재학 대표팀 사령탑 원격지휘… 8명 출전 대만 존스컵 예선 2위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서울 상명초등학교 시절 각별한 추억이 있다. 유 감독은 1974년 제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80명 남짓이던 전남 신안의 안좌초등학교 사치분교와 결승에서 맞붙어 우승 주역이 됐다. 사치분교는 1972년 제1회 소년체육대회 준우승으로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만날 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유 감독은 대표팀을 이끄느라 몇 달째 소속팀을 비우고 있다. 유 감독은 요즘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존스컵 국제대회에 김재훈 코치를 중심으로 출전한 모비스를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 섬마을 미니 농구부를 떠올리고 있다. 이번 대회에 8명의 선수만으로 출전한 모비스는 박구영과 김종근마저 현지에서 번갈아 부상을 입어 7명만으로 대회를 치르고 있다. 양동근은 대표팀에 차출됐고 함지훈, 이대성, 박종천은 부상으로 국내에 머물고 있다. 로드 벤슨은 개인 사정으로 아직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모비스는 5반칙 퇴장 선수가 쏟아질까 봐 조마조마할 처지지만 예선을 5승 2패로 통과해 4강에 진출했다. 대만 언론은 벤치에 빈자리가 많은 모비스의 선전에 비상한 관심까지 보였다. 선수는 적어도 모비스는 강력한 체력과 탄탄한 조직력으로 국가대표급으로 이뤄진 대만, 일본, 요르단 등을 제압했다. 평소 출전 기회가 적었던 송창용과 전준범은 경기당 평균 14점을 넣었다.

유재학 감독은 몸은 팀을 떠나 있어도 대표팀과 똑같은 프로그램으로 모비스 훈련을 원격 지시하고 있다. 유 감독은 “공격과 수비에서 대표팀 수준의 강력한 전술 연마를 집중적으로 주문하다 보니 모비스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이 없어도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모비스는 이번 시즌 챔피언결정전 3년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모비스#남자농구#유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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