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톱10’ 김치찌개의 힘

  • 스포츠동아
  • 입력 2014년 8월 18일 06시 40분


김태훈.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김태훈.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최종라운드 1언더파 71타…피지대회 공동 6위

“김치찌개도 먹었으니 힘내서 잘 쳐야겠다.”

원아시아투어 겸 호주 PGA 투어 피지인터내셔널챔피언십(총상금 100만달러) 출전을 위해 멀리 피지까지 날아온 김태훈(29·사진)이 선배 덕을 톡톡히 봤다. 10일 피지에 도착한 김태훈은 일주일 내내 현지음식만 먹어왔다. 조금씩 한국음식이 생각날 무렵, 선배 강지만(38)이 수소문 끝에 한국식당을 찾아냈다. 숙소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했지만, 김치를 먹을 수 있다는 마음에 곧장 달려갔다.

김태훈은 4라운드 경기 시작 전 “어제(16일) 강지만 선배와 김치찌개를 먹었다. 피지에 온 이후 일주일 만에 처음 먹은 한국음식이었다. 현지음식만 먹다보니 한국음식 생각이 간절했는데, 이제야 좀 살 것 같다. 김치찌개도 먹었으니 오늘은 성적이 좋을 것 같다”며 1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향했다.

김치찌개의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입맛을 찾은 김태훈은 샷 감각을 끌어올리며 최종 라운드에서 펄펄 날았다. 이날 골프장에는 강한 바람이 몰아쳐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8명밖에 안 됐다. 그 중 1명이 김태훈이었다. 그는 이날 버디 4개에 더블보기와 보기를 1개씩 적어내 1언더파 71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공동 15위였던 순위도 공동 6위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8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보성CC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올리며 스타덤에 오른 김태훈은 올 시즌 컨디션 난조로 부진한 편이었다. 5월 해피니스 송학건설오픈 준우승 이후 한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공동 6위는 올 시즌 2번째 좋은 성적이다. 경기를 마치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온 그는 “김치찌개덕분인지 힘이 났다. 지만이 형에게 한 턱 쏴야 할 것 같다. 좋은 코스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기분 좋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이제 한국에 가서 잘 치는 일만 남았다”며 만족해했다.

난디(피지)|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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