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주최 ‘넵스’대회서 데뷔 첫승
선두 이정민에 3타 뒤진 2위로 출발
14 15 16번홀 연속 버디로 승기 잡아
이정민 공동8위, 신지애는 공동26위
철사로 만든 우승트로피… 열 아홉살의 첫 입맞춤 17일 자신의 소속사가 주최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GPA)투어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우승한 신인
고진영(19·넵스)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추고 있다. 우승 트로피는 철사로 캐디백과 클럽을 형상화했다. KLPGA 제공
한국 여자 골프의 대표적 황금 세대는 일명 ‘세리 키즈’라 불리는 1988년 용띠들이다. 박인비와 신지애, 김인경, 김하늘(이상 26) 등이 여기에 속한다. 호적상 한 살 위인 최나연도 이들과 친구 사이다. 박세리의 활약을 보고 자란 이들은 아직도 국내외 골프계를 주름잡고 있다.
올해 한국 여자 골프계에는 ‘세리 키즈’의 뒤를 이을 만한 황금 세대가 나타났다.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1995년생 ‘돼지띠 3인방’ 고진영과 백규정, 김민선(이상 19)이 주인공이다. 이들보다 한 해 먼저 데뷔한 김효주도 이들과 동갑이다.
3인방 중 가장 먼저 우승한 선수는 백규정이다.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6월 롯데 칸타타 오픈을 휩쓸었다. 나머지 두 선수도 꾸준한 성적을 올리며 신인왕 포인트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치열한 경합을 벌여왔다.
17일 강원 홍천의 힐드로사이 골프장(파72·6766야드)에서 끝난 넵스 마스터피스 2014에서는 두 번째 우승자가 나왔다. 넵스 소속의 고진영이었다.
이날 2언더파 70타를 친 고진영은 최종 합계 7언더파 281타로 6언더파를 친 조윤지(23)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소속사 주최 대회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낸 것.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이다.
고진영으로서는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짜릿한 하루였다. 선두 이정민(22)에게 3타 뒤진 2위로 라운드를 시작한 고진영은 5번홀까지 2타를 줄이며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우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순간부터 샷이 무너지더니 10번홀(파4)에서 더블보기, 11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하며 순식간에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대회 후 고진영은 “11번홀이 끝난 후 ‘우승이 쉬운 게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이렇게 쉽게 무너지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마음을 가라앉힌 고진영은 14번홀부터 거짓말처럼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았다. 14번홀에서 4m 거리의 버디 퍼트에 성공한 고진영은 15번홀(파3)에서도 2m 안팎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다. 고진영은 16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3연속 버디를 완성하며 다시 선두로 뛰어올랐다. 고진영은 “경기 후 (백)규정이, (김)민선이가 축하의 의미로 물을 뿌려주면서 워터파크에 가자고 했다. 스트레스는 항상 셋이 같이 푼다. 친구들이 있어서 투어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이정민은 이날 하루에만 6타를 잃고 2언더파 286타로 공동 8위에 머물렀다. 3년 만에 국내에서 열린 KLPGA투어 대회에 모습을 보인 신지애는 공동 26위(7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쳤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