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국가대표 감독 선임 작업이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네덜란드 출신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62)과의 협상 결렬을 공식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연봉과 주 활동 지역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협상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판마르베이크 감독도 이날 네덜란드 신문 ‘더 텔레흐라프’와의 인터뷰에서 “대한축구협회가 제안한 계약 기간, 주 활동 무대 등에서 난관에 부닥쳤다”며 “나는 주로 네덜란드에 머물고 싶었지만 대한축구협회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당초 감독 선임 기준으로 ‘대표팀 경기가 없을 때는 유소년 및 국내의 다른 지도자들을 교육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운 협회로서는 ‘대표팀 경기가 없을 때는 네덜란드에 주로 머물게 해달라’는 판마르베이크 감독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던 것이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또 “세금 문제도 풀어내기 어려운 문제였다. 복잡한 문제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지만 세금에 관련된 것도 협상이 결렬된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협회는 약 20억 원의 연봉을 제시했는데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연봉에 매겨지는 세금 때문에 연봉 실수령액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약 기간도 협상 결렬의 원인 중 하나였다.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나는 우선 2년 계약을 맺고 그 뒤 2년 연장을 논의하는 ‘2+2’ 계약을 맺고 싶었지만 대한축구협회는 통째로 4년을 계약하기를 원했다”고 밝혔다.
기술위는 차기 감독 후보를 전면 재검토할 예정이다. 따라서 판마르베이크 감독을 1순위 후보자로 선정하면서 택한 2, 3순위 후보도 유명무실해졌다. 2차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후보자 접촉 방식을 바꾼다. 이 위원장은 “앞으로 감독 후보자 접촉은 동시 다발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감독 선임이 연기되면서 9월 A매치 두 경기(5일 우루과이, 8일 베네수엘라)는 국내 코치진이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 기술위는 감독 선임 전까지 신태용 전 성남 감독을 대표팀 코치로 새로 영입하고 박건하, 김봉수 현 대표팀 코치 등 3인 코치 체제로 대표팀을 이끌기로 결정했다.
협회는 9월 A매치에 해외파 14명을 차출할 예정이다. 손흥민(레버쿠젠) 기성용(스완지시티) 구자철(마인츠) 이청용(볼턴)을 주축으로 남태희(레퀴야) 조영철 한국영(이상 카타르 SC) 곽태휘(알힐랄) 이명주(알아인) 등이 포함됐다. 해외파와 K리거를 포함한 전체 소집 명단은 25일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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