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첫 남자자유형 400m 3연패 높게 평가 ‘일본 샛별’ 고스케 금2 은3 보다 값진 위업
‘마린보이’ 박태환(25·인천시청·사진)이 2014팬퍼시픽수영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2014팬퍼시픽수영선수권 조직위원회는 25일 대회를 마무리하며 최우수선수(Swimmers Of the Meet)로 남자부 박태환과 여자부 케이티 레데키(17·미국)를 선정해 발표했다. 팬퍼시픽수영선수권은 미국, 캐나다, 호주, 일본 등 태평양 연안의 수영 강국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세계적인 수영 이벤트다.
박태환은 23일 호주 골드코스트 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결선에서 3분43초15의 올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종전 시즌 랭킹 1위 기록은 7월 영연방경기대회에서 라이언 코크런(26·캐나다)이 세운 3분43초46이다. 박태환은 24일 대회가 열린 골드코스트에서 자신의 훈련 베이스캠프가 있는 브리즈번으로 이동했다. 박태환의 부친 박인호 씨는 “(박)태환이가 브리즈번으로 온 다음에서야 전화로 최우수선수 선정 소식을 들었다. 이번 대회에 자유형 400m 한 종목에만 출전했기 때문에 최우수선수로 뽑힐지 전혀 몰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
대회 조직위가 단 한 종목에만 나선 박태환에게 영예를 안긴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일본의 샛별’ 하기노 고스케(20)는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개인혼영 200·400m), 은메달 3개(자유형 200·400m, 계영 800m) 등 총 5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9·미국)의 화려한 복귀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2012런던올림픽 이후 2년 만에 국제대회에 출전해 접영 100m 금메달, 개인혼영 200m 은메달을 기록하는 등 ‘황제의 귀환’을 알렸다. 그러나 조직위의 선택은 ‘신성’도, ‘황제’도 아니었다. 이는 박태환이 팬퍼시픽수영선수권 역사상 최초로 남자 자유형 400m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대회까지 팬퍼시픽수영선수권 역사상 남자 자유형 400m에서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키에른 퍼킨스(41), 이언 소프(32·이상 호주), 박태환 등 3명뿐이었다. 퍼킨스(1991·1993년)와 소프(1999·2002년)는 호주가 낳은 전설적 수영 스타다. 그러나 이제 박태환이 한발 더 치고나갔다. 또 이들이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시점은 아직 팬퍼시픽수영선수권이 4년 주기로 열리기 전이었다. 박태환의 3연패(2006·2010·2014년)가 더 값지게 평가받는 이유다. 박태환은 26일 귀국해 아시안게임이 열릴 인천 문학 박태환수영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이어간다.
한편 여자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레데키는 이번 대회 자유형 400m(3분58초37)와 1500(15분28초36)m에서 자신의 세계기록을 경신하는 등 5관왕에 오른 괴력의 소녀다.